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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이상훈 칼럼> 인생! 줌 아웃으로 살자



나이가 들수록 세상과 멀어진다는 말은 옛 어르신들에게서 자주 듣던 말이다. 세상과 멀어진다는 것은 그만큼 세상이 크게 보이고 넓게 보인다는 의미다. 특히 한해를 보내는 연말이면 그동안 괴로웠던 일들이 아주 작은 일에 불과함을 느끼게 되어 피식 웃게 만든다.


“세상을 아름답게 살아야 한다.” 


한 사진작가는 이런 말을 했다. ‘줌인’해서 세상을 보면 주위 의 지저분한 것들이 다 보이지만 ‘줌아웃’으로 세상을 보면 지저분한 것들도 조화를 이룬 것처럼 아름답게 보인다는 것이다. 우리가 살아가는 이 세상의 일이 모두 그렇다. 넓게 보면서 살면 여유가 생기고 행복도 가까이 있음을 느끼게 된다. 


현미경 세상 


법조인들은 세상을 현미경으로 바라보며 사는 사람들이다. 범죄자들의 죄를 찾아내기 위해 구석구석 파고 들어야 하 는 직업이기 때문이다. 한 사건을 두고 분석하고 파헤치고 쪼 개는 삶을 사는 이들에게 세상의 아름다움은 가려질 수밖에 없다. 아름다운 꽃도 현미경으로 들여다보면 이상한 조직의 생물체로 보인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법조인이 되고 나면 사람이 바뀐다고 한다. 인간적인 면에서 측은한 생각도 든다. 업무상 어쩔 수 없는 시각이라고 할지라도 세상을 바라볼 때 만큼은 달라져야 한다. 법조인으로서 업무를 수행할 때는 직분에 충실해야겠지만 그렇다고 매사를 그러한 시각으로 바라보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 


정치인들도 마찬가지고 대통령 곁에서 정책을 조언하거나 결정하는 직무를 하는 사람들도 매 한가지다. 좁은 시각은 모든 것을 문제투성이로 보이게 할 뿐이다. 가장 우려스러운 사람들은 법조인 출신의 정치인들이다. 이들이 이끄는 대한민국이 과연 아름다워질 수 있을 것인가. 미래 정치는 우리사회를 멀리서 내다보며 큰 정치를 해 나갈 수 있는 그런 사람이 필요하다. 사정정국에 한몫했던 검사들을 국정 전반에 포진시키는 구시대적인 정치가 아니라, 전혀 새로운 정치인들을 발굴해야 한다. 




정치검사도 사라져야 한다. 법조비리도 없어지고 선량한 검사들이 정의감을 가지고 당당하게 검사직을 수행할 수 있는 그런 사회가 되어야 한다. 급변하는 세계 속에서 큰 그림을 그려야 하는 지금 부패의 악순환부터 고리를 끊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정치권에도 다양한 경험을 가진 사람들이 나서야 한다. 한국축구가 희망을 잃고 표류할 때 히딩크라는 명장이 축구의 희망을 되찾아 주었듯이 정치권에도 그런 명장이 필요하다. 


개방형 임명


법조계의 좁은 시야를 넓히려면 임명 방식부터 개방형으로 바꿔야 한다. 다양한 사회경험과 경륜을 쌓은 인재가 검사나 판사가 되도록 만들어야 한다. 출세와 권력만을 위해 일했던 법조인들은 우리사회를 고시원의 비좁은 방처럼 답답하게 만들 뿐이다. 사회 정의감과 사명감은 전혀 없이 오직 권력에만 눈이 먼 인기 영합형판검사는 하루라도 빨리 옷을 벗도록 해야 한다. 


물론 법조계에는 묵묵히 자신을 드러내지 않고 직무에 충실한 존경받는 판검사들이 많다. 그들은 모든 일에 정의와 상식을 기준으로 삼고 정계진출을 생각하지도 않으며 인기 판검사로 비춰지기도 꺼려한다. 조금만 더 멀리 등산가방을 메고 산에 오르다 보면 등산로 입구의 가게와 손님들이 버린쓰레기들이 눈에 띈다.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산길을 따라 정상에 올라 내려다보면 그 지저분하던 것들은 감춰지고 도시가 한 폭의 그림처럼 펼쳐진다. 사람을 보는 것도 세상을 보는 이치와 같다. 좁게 들여다보면 허물없는 사람이 없듯이 불완전한 사람이 모여서 서로 보완하며 사는 세상을 조금만 멀리서 바라보자. “인생은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지만 멀리서 보면 희극”이라 는 찰리 채플린의 명언처럼.


MeCONOMY magazine December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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