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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팬데믹… 韓 경제, ‘더블딥’ 가능성↑

- 中 경제 의존도 높은 韓 경제…OECD, 中 경제성장률 0.8%p 낮춰 - 코로나19, 글로벌 생산기지로서의 中 역할 축소…수출 하방압력 - 정부, 11조7,000억원 추경 편성…韓銀, 기준금리 0.75%로 0.5%p↓ - 경제 주체의 심리 안정이 가장 중요…적극적인 경기부양책 필요해

코로나19의 전세계적인 확산으로 인한 높아진 불확실성 때문에 세계 경제가 사실상 마비됐다. 현금을 보유하려는 기업들과 투자자들이 주식시장에서 빠지면서 금리인하와 천문학적인 수준의 경기부양책 발표에도 뉴욕증시는 그야말로 폭락을 거듭했고, 우리나라 주식시장 역시 고점 대비 25% 넘게 곤두박질쳤다. 일부에서는 “세계 2차 대전 이후 최악”이라는 평가와 함께 ‘경기후퇴’를 걱정해야 할 정도라는 우려 섞인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세계경제가 극심한 불안감속 혼란을 거듭하면서 우리나라 경제가 ‘더블딥’에 빠질 가능성이 제기됐다.

 

현경연 “코로나19 사태, 韓 경제 ‘더블딥’ 빠질 가능성 높여”


현대경제연구원(이하 현경연)은 ‘전염병과 경제학-최근 경제 동향과 경기판단(2020년 1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경기는 지난해 2분기를 저점으로 완만하게 상승하다가 올해 1 분기 들어 ‘더블딥’ 가능성이 상승했다. 하반기에는 상반기경기 부진에 따른 기저효과의 영향으로 경기가 회복세를 보 일 가능성이 높지만, ▲세계 경제시스템상 글로벌 가치사슬 붕괴 ▲중국발 경제 위기 ▲글로벌 팬데믹(Pandemic, 대유행) 등 최악의 시나리오가 현실화하면 글로벌 경제위기 도래로 한국 경제의 불황이 장기화될 수도 있다.

 

현경연은 코로나19 사태의 충격이 소비를 중심으로 내수시장에 집중되겠고, 1분기 말부터 2분기까지는 대(對)중국 수출입 경로를 통해 국내 수출산업 경기에 부정적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예상했다. 소비시장 위축은 기업이 실적악화를 야기하고, 최악의 경우 기업 구조조정 및 고용시장 냉각이라는 악순환을 불러온다.

 

경기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2019년 3월 또는 4월(99.2p)를 저점으로 상승세를 보이다가 2020년 1월 중에는 상승속도가 빨라졌지만, 1월 산업활동동향(2월28일 발표)에는 코로나19의 영향이 일부만 반영됐기 때문에 2월 산업활동동향(3월31일 발표)부터는 다시 하락할 여지가 존재한다는 설명이다.

 

현경연은 향후 한국 경제의 방향성이 ▲코로나19의 확산 기간 및 범위 ▲코로나19로 인한 중국 경제의 정상성장 경로 이탈 ▲국내 경기 침체 방어를 위한 정부 대응의 타이밍과 경 기부양책 수준 등 리스크에 의해 결정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코로나19의 확산은 사스나 메르스보다 더 심각한 데, 중국의 경우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2개월 정도의 시간 동안 사스의 확진자 수를 넘어 8만명 선을 상회하고, 한국은 약 40일 정 도 경과했을 때 4,000명 이상의 확진자가 나왔다. 이같은 코로나19의 빠른 확산은 중국경제를 정상 성장 경로에서 이탈시킬 가능성이 높다.

지난달 게오르기 에바 (Kristalina Georgieva) IMF 총재는 코로나19로 인해 중국 경제성장률이 기존 6.0%에서 5.6%로 0.4%p 하향조정될 수 있다고 했고, OECD는 5.7%에서 4.9%로 0.8%p 내리는 등 다수의 글로벌 금융기관(IB)에서도 올해 중국의 경제성장률을 올해 초 전망보다 0.2~1.2%p 하향 조정했다. 현경연은 특히, 이번 코로나19와 더불어 미·중 무역분쟁, 과잉투자, 부채 부실 등 중국의 내재적 문제들이 일거에 표출된다면 중국에 경제 위기가 시작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中 경제 부진, 필연적으로 韓 경제 부진 야기


중국 경제의 부진은 필연적으로 한국경제의 부진을 야기한다. 중국에 대한 한국의 수출·입 의존도는 모두 1위로, 수출 의존도는 2000년 10.7%에서 2019년 25.1%로 급증했고, 수 입 의존도는 같은 기간 8.0%에서 21.3%로 높아졌다. 따라서 중국경제의 위축, 중국산 중간재 및 자본재 수입차질 등의 문제가 발생하면 한국경제에 심각한 위기가 발생할 수도 있 다.

 

여기에 글로벌 가치사슬 붕괴, 코로나19의 세계적 팬데믹 등이 현실화하면 글로벌 경제위기가 도래하면서 한국경제의 불황이 장기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현경연은 ‘2020년 국내 수출의 주요 이슈’ 보고서에서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인한 국내 수출 경기에 ▲더블 C(CoronaChina)의 공포와 ▲글로벌 가치사슬 약화의 그림자가 드리웠다고 진단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코로나19 충격으로 인한 중국경기의 둔화는 중국 의존도가 높은 국내 수출 경기에 부정적으로 작용하겠다. 또한 중국의 경기 부진에 따른 수요위축은 한국의 대(對)중국 수출감소와 중국산 부품 공급차질로 한국의 대 세계수출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한국의 총수출 중 대중국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2000년 10.7%에서 2019년 25.1%로 상승하며 중국에 대한 수출의존도가 심화했는데, 코로나19로 인해 중국의 경제상승률이 1%p 하락할 경우 한국의 대중국 수출증가율은 0.48~0.8%p 하락, 총수출은 1억5,000만~2억5,000만 달러 감소할 것으로 추정됐다. 이와 함께 중국의 산업고도화, 글로벌 보호무역주의 지속 등으로 글로벌 가치사슬이 약화하는 가운데, 코로나19 확산은 이를 더욱 약화시키겠다.

 

중국의 산업고도화로 인한 중간재 자체 생산확대, 글로벌 보호무역주의 지속 등은 기존 글로벌 생산분업을 지속적으로 약화시켜 전 세계 총수출 중 중간재 수출 비중은 20211년 57.8%에서 2018년 55.1%로 감소했다. 여기에 코로나19의 확산은 중국 내 생산 차질을 발생시켜 글 로벌 생산기지로서 중국의 역할을 더욱 축소시킬 것으로 보인다.

 

2027년 전 세계 국가의 글로벌 가치사슬 후방참여도는 2017년 대비 1.6~1.7%p 하락할 전망이다. 이는 국가간 생산 분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던 우리나라에 있어 수출 경기 하방압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분석됐다. 여기에 미·중 무역협상 1단계 타결로 인한 대중국 수출감소가 우려되는 점은 우리나라 수출 경기의 글로벌 불확실성을 높인다.

미·중 양국은 지난해 12월 1단계 협상 타결 선언에 이어 올해 1월15일 미국의 대중국 관세 유예 및 인하, 중국의 제조업 등 4개 분야에서 대미국 수입을 확대하는 내용이 무역 협상문에 서명했다. 미국은 중국에 대한 추가 관세 계획 을 유예하고, 대중국 관세를 인하했으며, 중국은 향후 2년간 제조업(777억 달러), 에너지(524억 달러), 서비스(379억 달러), 농업 분야(320억 달러)에서 2,000억 규모의 대미국 수입을 확대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당초 미·중 양국의 무역 협상 1단계 합의는 글로벌 불확실성의 감소와 세계 경제 및 투자심리에 긍정적 요인이 될 것으로 예상됐지만, 중국의 대미국 수입확대로 인해 중국 시장 내 미국과 수출 경합도가 높은 한국제조 부문의 대 중국 수출감소가 우려된다.


미·EU 통상갈등 지속…글로벌 불확실성 높여


한편, 미국과 EU간 재화·서비스 통상갈등이 지속된다는 점도 전 세계 투자 및 교역 위축 등 불확실성 요인으로 작용하겠다. 미국은 EU와의 만성적인 무역수지 적자(2018년 △ 2,2221억8,000만 달러) 타개를 위해 대EU 상품 관세 인상 등 추가적인 관세부과 등을 언급하며 미·EU 무역분쟁이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특히, 작년부터 양국은 항공기 보조금 분쟁, 디지털세 등의 이슈로 상호 관세를 부과하면서 갈등이 고조되는 모습이다.

 

미국은 2019년 10월 EU산 항공기에 10%(2020년 3월부터 15%), 일부 농산물과 공산품에 25%의 관세를 부과하고 있으며, 이에 대응해 EU는 40억 달러 규모의 미국산 제품에 대 한 추가관세를 부과할 예정이다. 또한 프랑스, 영국, 이탈리아 등의 디지털세 부과 계획에 대응해 보복관세 부과를 예 고했다.

對아세안 수출 성장세 지속 기대되지만…


반면, ▲반도체 경기 회복 기대와 우려 상존 ▲대아세안 수출의 성장세 지속은 국내 수출 경기 개선을 기대해볼 수 있게 하는 요인이다. 데이터서버 수요증가, D램 가격상승 등 2020년 2월 반도체 수출증가율은 9.4%로 15개월 만에 플러스 전환했다. 그중에서도 글로벌 IT 기업들의 클라우드시장 투자확대, 5G 서비스의 본격도입 등은 업황 개선요인으 로 작용하겠다. 다만, 코로나19 확산이 전 세계로 더욱 심화하고, 장기화되면 반도체 수요부진과 가격인하 등의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비교적 높은 경제성장률을 보이는 아세안과의 수출 성장세가 지속되는 점은 올해 한국 수출의 하방압력을 일부 상쇄 할 것으로 기대된다. 2020년 한국의 대아세안 수출은 1월 95억 달러(전년대비 9.6%), 2월 79억 달러(7.5%)를 기록하며 총 수출 증가에 기여했고, 아세안 국가 내 한국과 교역이 가장 활발한 베트남에 대한 수출은 2020년 1월 41억 달러(전년대비 1.5%), 2월 40억 달러(10.5%) 증가했다. 하지만 코로나19 확산이 장기화할 경우 대아세안 수출 침체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다. 


“경제 주체의 심리적 안정 도모가 가장 중요”


예상되는 경제 위기에 한국 정부가 어떻게 대응하느냐도 향후 경제 방향성을 결정하는 데 중요한 요소다. 메르스 당시 정부가 11조6,000억원의 긴급 추가경정예산(이하 추경)을 편성했던 것처럼 이번에도 추경 편성이 불가피한 상황인데, 현경연은 그 규모가 10조원 이상의 ‘슈퍼 추경’이어야 일정 부분 경기 급락을 완화시키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관련해서 정부는 11조7,000억원 규모의 추경을 편성했다. 7년 만에 최대 규모고, 메르스 당시 추경을 넘어서는 것이다.

 

한국은행(이하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 시점도 추경 효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인이다. 한은은 2월27일 금융통화위 원회(이하 금통위)는 금리인하의 실효성 부족과 최악의 상황에 대비한 정책여력 확보차원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한지 17일만인 3월16일 임시 금통위 회의를 열어 기준금리를 0.5%p 내린 0.75%로 결정했다.


현경연은 무엇보다 코로나19 확산 저지를 통해 경제 주체들의 심리 안정을 도모하는 가장 중요하다며 동시에 경기 침체의 골이 깊어지거나 장기화되는 것을 막기 위한 적극적 정책 부양책을 강조했다. 주원 현경연 경제연구실장은 “내수 시장이 가장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소비심리 악화를 방기하기 위한 미시적 정책들이 병행돼야 한다”며 “가짜 뉴스의 확산으로 사회적 공포감이 증폭돼 소비심리가 위축되지 않도록 당국은 관련 정보를 투명하고 신속하게 공유하는 것이 필요하 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 경제의 성장 둔화로 대외 여건에 변화가 있을 가능성에 대비해 국제금융시장에서의 글로벌자금 이동과 국제교역 시장의 변화를 면밀히 살펴야 한다”면서 “중국시장 동향과 중국 정부의 경기 대응책을 면밀히 살피고, 동북아시아의 글로벌 가치사슬에 변화가 있는지를 파악, 유연하게 대응해 우리 수출에의 부정적 영향을 차단해야 한다”고 덧붙 였다. 또한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전세계, 특히 중국경기의 하강에 대비해 국제금융시장 모니터링 강화, 대외 리스크 조기 경보시스템을 마련하고, 적극적인 수출 경기 부양책을 병행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류승희 산업분석팀 연구원은 “코로나19의 확산이 장기화된다면 수출 경기 활성화를 위한 적극적인 경기부양책을 동원해 경기 회복력 소실을 방지해야 한다”며 “코로나19로 인한 피해가 우려되는 수출입기업에 대한 다각적인 지원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글로벌 가치사슬의 재편이 가속화됨에 따라 중간재의 하이테크와 및 소비재, 자본재의 고부가가치화를 위한 투자· 지원 확대에 나서야 한다”면서 “해외 수요 트렌드 변화와 글 로벌 가치사슬 변화에 대비하기 위해 소비재를 중심으로 수출구조를 다변화하고, 소비재 및 자본재 수출품의 프리미엄 을 통해 고부가가치화에 힘써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미·중 무역협상 1단계 타결로 중국이 대미국 수입을 확대함에 따라 발생할 수 있는 국내 산업의 피해를 최소화하도록 정부와 기업이 전략을 마련해야 하고, 미국과 EU의 무 역분쟁 확산 가능성에 따른 불확실성, 자동차 중심의 무역 확장법 232조로의 확산 가능성에 대비해 국내 관련 산업의 피해를 줄이는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MeCONOMY magazine April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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