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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리포트


아이 돌보미 서비스 정책 한계 …그 대안은?

- 금천구 아이 돌보미 14개월 아이 폭행 사건

- 정부 믿고 아이 맡길 수 있나 신뢰에 금 가

- 여가부 아이 돌보미 자격 및 관리 강화 개선 대책

- 자격 정지돼도 일정 기간 지나면 다시 복귀 가능

- 원스트라이크 아웃제 도입은 현실적으로 어려워

- 다양한 사회적 대응 방안 고민해야

<M이코노미 문장원 기자> 지난 4월1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글은 충격적이었다. 서울 금천구의 아이 돌보미 김모씨가 14개월 된 아이를 폭행했다는 내용이었다. 더욱이 김씨는 아이 돌보미로 6년 동안 활동해왔다는 사실과 정부에서 신원 및 자격을 확인하고 훈련을 통해 파견하는 아이 돌보미여서 그 충격과 실망은 더 컸다. 육아가 힘든 가정이 마지막으로 믿고 의지할 곳은 국가였지만 거기에서 파견한 아이 돌보미에 대한 신뢰가 무너졌기 때문이다. 앞으로 아이 돌봄 지원사업이 가진 의미가 퇴색될 수밖에 없는 우려도 나오는 이유다.

 

 

2007년 시범사업으로 시작된 아이 돌봄 지원사업은 2009년 전국으로 확대됐다. 2012년에는 ‘아이돌봄 지원법’ 제정으로 사업 시행의 근거를 마련했다. 아이돌봄 서비스는 필요한 만큼 돌봄서비스를 제공하는 시간제 돌봄과 만 36개월 이하 영아를 대상으로 돌봄서비스를 제공하는 종일제 돌봄으로 구성돼 있다. 맞벌이 가정 등의 만 12세 이하 자녀를 대상으로 아이 돌보미를 파견하며, 시간제 돌봄은 연 720시간 이내, 그리고 종일제 돌봄은 월 200시간 이내 정부 지원이 이뤄진다.

 

부담금은 소득기준에 따라 정부지원금과 본인부담금이 결정되며, 4인 가족 중위소득 75% 이하인 가구는 서비스 요금의 80%를 지원받을 수 있다. 아이돌봄 지원은 맞벌이 가정의 일과 가정 양립을 통한 가족 구성원의 삶의 질 향상 실현이 그 목표다. 더욱이 심각한 저출산 사회에 진입한 우리 사회에선 어떻게든 양육부담 경감이 중요하다.

 

수요는 많지만 부족한 아이 돌보미

 

여성가족부에 따르면 최근 5년 동안의 아이돌봄 서비스는 시간제 및 종일제 돌봄 수를 모두 합해 평균 6만여 가구가 이용했다. 이용가구 수는 매년 증가해 2018년 기준 총 6만 4,591가구가 아이돌보미로부터 양육지원 서비스를 받았다. 아이 돌봄 서비스 수요가 증가한 만큼 2014년 이래 정부관리로 양성된 아이돌보미 수도 꾸준히 증가했다. 2018년 기준 2만3,675명이 가정에 파견됐다. 하지만 수치에서 볼 수 있듯 이 수요는 많지만 여전히 아이돌보미의 충원율은 이용가구 수의 36.65%에 그치고 있다. 아이돌봄 서비스를 신청하고도 상당 시간 대기해야 하는 것이다.

 

특히 아이돌봄 지원사업이 큰 호응을 얻고 있는 배경에는 보육시설이 맡기에는 너무 어린 영·유아를 집에서 집중적으로 돌봄 서비스를 제공받을수 있다는 데 있다. 주요 신청 대상인 맞벌이 가정에서 등·하원 준비 등에 많은 시간이 들어가는 것을 고려하면, 영·유아기의 자녀가 자신의 집에서 아이 돌보미를 맞이하고 단독으로 돌봄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은 영·유아 당사자는 물론 그 보호자에게도 공간적인 편의성과 심리적인 안정감까지 주는 이점이 있다.

 

더욱이 정부에서 자격을 확인하고 훈련을 통해 파견하고 지속해서 관리하는 아이 돌보미라는 점에서 부모들은 높은 기대와 신뢰, 안도감을 가질 수 있다. 하지만 이번 사건을 계기로 이 신뢰가 무너졌다는 점은 정부 입장에서는 뼈아픈 부분이라 할 수 있다.

 

아이 돌보미 자격 및 관리 강화해야

 

 

아이돌봄 지원법 제7조는 아이 돌보미의 자격을 규정하고 있다. 정부지정 교육기관에서 80시간 교과학습을 받고 10시간의 실습을 거치면 아이 돌보미로 활동할 수 있다. 같은 법 제 6조는 아이 돌보미의 결격사유를 규정하고 있는데,  범죄 전력 관련 결격사유를 보면, 금고 이상의 실형 선고 후 집행이 종료되거나 면제된 날부터 3년이 지나야 아이 돌보미에 지원할 수 있다. 금고 이상의 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을 경우 그 유예기간이 끝나야 아이 돌보미 지원자격이 생긴다.

 

아동 학대 및 성범죄 전력자에 대해서는 보다 엄격한 기준이 적용된다. 벌금형을 받았다면 10년, 집행유예나 금고 이상의 실형을 선고받았다면 집행 종료나 면제 이후 20년이 지나야 지원 자격이 부여된다. 아이 돌보미 활동 중에 발생한 부적합 행위에 대해서는 자격 정지 및 자격 취소 규정을 둬 아이 돌보미를 관리한다. 이번 사건에 적용할 수 있는 것으로는 아이돌봄 지원법 제32조와 제33조가 해당한다.

 

제32조는 아이에 대한 폭행 및 상해, 방임, 아이 주거지에서 절도 등과 같은 불법행위를 저지른 자에 대해 1년 이내의 기간 동안 자격정지 처분을 내릴 것을 규정하고 있다. 또 제33조는 아이돌보미가 업무수행 중 고의 또는 과실로 인해 아이 또는 보호자에게 신체 또는 재산상 손해를 입혀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거나, 아동학대관련 범죄로 처벌받은 경우, 그리고 자격정지 처분을 3회 이상 받은 경우 그 자격을 취소하도록 하고 있다.

 

문제는 금천구 아이돌보미 사건의 가해자 김씨가 6년 동안 아이돌보미로 활동해왔다는 사실이다. 아이돌보미로 활동하며 그 동안 별다른 문제없거나 이번과 같은 폭행이 드러나지 않은 것으로 추측할 수 있다. 우려할 부분은 김씨의 사건이 알려진 직후 보인 태도다. 김씨는 논란이 일자 자신의 폭행을 ‘훈육방식’이라고 강변했다. 앞서 살펴본 아이 돌보미 자격을 규정하는 법 조항에서 김씨와 같은 방식으로 훈육하는 사람을 걸러낼 장치가 없었던 셈이다.

 

여성가족부도 사건 이후 이 부분을 인식하고 대책을 내놨다. 여성가족부가 4월26일 발표한 ‘안전한 아이돌봄서비스를 위한 개선대책’에 따르면 아이 돌보미 선발 과정에 인·적성 검사를 도입한다고 밝혔다. 여가부는 5월부터 일부 서비스 제공기관에서 활용 중인 유사 검사 도구를 참조해 인·적성 검사를 실시할 계획이다. 2020년에는 아동 감수성 등 아이 돌보미로서 갖춰야 할 특성을 고려해 아이 돌보미 인·적성 검사 도구를 별도로 개발한다고 밝혔다. 또 면접 과정에서 아이 돌보미 인성, 자질 및 역량을 검증할 수 있는 표준 면접 매뉴얼을 마련하고, 면접 시 아동학대 예방 또는 심리 관련 전문가를 필수적으로 포함했다.

 

기존 교육 시간도 대폭 늘렸다. 여가부는 내년부터는 기존의 교육에 사례 교육을 추가해 양성 교육은 2시간에서 4시간으로, 보수교육은 1시간에서 2시간으로 확대했다. 현장 실습도 확대 10시간에서 20시간으로 늘리고, 교육 과정별 전문 강사 풀 구축, 기관 간 강사 정보 공유 및 강사 대상 사업 이해 교육 실시 등을 추진한다. 아이 돌보미에 의한 아동학대 의심이 발생하면 해동 돌보미는 즉시 활동정지 기간을 현행 6개월에서 자격정지 여부 결정 시까지로 늘린다. 아동학대 판정이 확인되면 아이 돌보미 자격정지 기간도 현행 6개월에서 2년으로 강화했다.

 


원스트라이크 아웃제 도입?…현실적으로 어려워
 

하지만 아이 돌보미 자격과 제재 규정의 가장 큰 문제점은 진입은 쉽고 퇴출은 어렵다는 데에 있다. 아이 돌보미 활동 중 아동학대 행위가 발생했다 하더라도 자격정지 기간이 6개월이든 2년이든 일정 시간이 지나면 다시 아이 돌보미로 활동할 수 있다는 소리다. 형사처벌이 이뤄져야 자격이 취소되는데 거꾸로 말하면 아이에 대해 형사처벌이 이뤄질 만큼의 피해가 발생해야 자격을 취소할 수 있다는 소리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이른바 ‘원스트라이크 아웃제’를 적용해 단 1회의 학대행위에도 자격을 취소하자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학대 영·유아가 누구보다 취약하고 보호 책임이 막중한 점을 놓고 보면 이런 무관용 원칙도 검토할 수 있다. 그러나 원스트라이크 아웃제는 말처럼 단순하지 않다.

 

허민숙 국회입법조사처 사회문화조사실 보건복지여성팀 입법조사관은 “지정된 범죄관련전력자에 대해 진입 및 활동자 체를 금지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지만, 범죄 전력자가 재범의 위험성이 있다고 간주해 일률적으로 취업을 금지하는 것은 직업선택의 자유, 침해의 최소성 원칙이라는 헌법이 보장하고 있는 권리를 침해한다는 점에서 쟁점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허 조사관은 “목격자가 없고 일방의 진술능력이 현저히 떨어진 상황에서 ‘학대행위’ 여부를 판단하는 것도 쉬운 일만은 아니”라며 “아이 돌보미 활동 중에 반드시 숙지해야 하는 구체적이고도 명료한 지침 마련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허 조사관은 “해외법령의 경우, 금지대상인 신체적 접촉(체벌)의 구체적 유형 및 거칠고 비하적인 언어 사용의 금지, 음식, 의복, 수면 등 아동의 기본적 필요의 박탈 금지, 특정 행동의 강요, 방치 및 고립 금지 등의 내용을 세세하게 규정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해외에선 우리나라와 유사한 아이 돌보미 파견 사업을 다른 나라에서 발견하기는 쉽지 않다. 다만 미국과 영국의 경우 우리와 반대로 아이의 집이 아닌 아이 돌보미의 집에서 아동에게 돌봄 서비스를 제공하는 경우가 있다. 이때는 주 정부 혹은 국가가 아이 돌보미의 자격 등을 관리한다.

 

특히 영국은 차일드마인더(Childminder)라는 아이 돌보미 서비스를 제공한다. 차일드마인더는 자신의 집에서 8세 미만의 아동에게 돌봄서비스를 제공하는 사람을 지칭한다. 영국의 ‘아동보육법’(Childcare Act) 규정에 따르면 차일드마인더는 규정에 따라 일정한 자격을 갖추고, ‘Ofsted’라는 곳에 반드시 등록하도록 하고 있다. Ofsted는 ‘Office for Standards in Education, Children’s Services and Skills‘의 약자로 아동교육 및 돌봄 관련 기관을 평가하고 결과를 발표하는 일을 수행하는 공공기관이다.

 

등록된 차일드마인더는 주기적으로 기관에 의해 평가받고 그 결과가 웹사이트를 통해 대중에게 공개된다. 영국에서 아이 돌보미로 등록 절차는 우리보다 훨씬 까다롭다. 지정된 범주의 위법행위를 저지른 자는 애초에 등록자격을 부여받지 못한다. 관리감독기관에 등록하는 것이 애초에 불가하기 때문에 우리처럼 시간이 지난다고 해서 등록자격이 복원되는 일은 발생하지 않는다. 아울러 아이 돌보미 활동 중 등록부적격 사유가 발생하면, 등록이 취소되고, 한번 등록이 취소되거나 거부된 자에 대해서는 등록자격을 부여하지 않는 ‘원스트라이크 아웃제'를 시행하고 있다.
 

모니터링 요원 확충하고 ‘민간 아이 돌보미’도 관리해야
 

아이 돌보미 서비스는 육아로 인한 경력단절 여성이 2018년 기준 61만 여명에 이르고, 저출산, 낮은 여성고용률, 여성빈곤 등 여러 사회문제들과 관련되어 있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때문에 서비스의 질적 수준을 담보하는 여러 방안에 대한 사회적 고민이 필요하다. 아이 돌보미에 대한 모니터링 강화도 필요하다. 이와 관련해 여가부는 아이돌보미 통합관리시스템을 구축해 아이 돌보미의 출·퇴근 현황 및 주요 활동 내 용, 활동 이력 등을 관리한다고 밝혔다. 매년 진행하는 만족도 설문조사와 별개로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이용 부모가 서비스 이용 후 직접 해당 아이돌보미를 평가하고, 간략한 의견을 입력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사전 모니터링을 신청한 가정에 한해 불시 방문 모니터링을 수행한다. 하지만 여가부의 대책은 여전히 미흡하다.

 

허민숙 조사관은 “현재 전국 30여명에 그치고 있는 아이 돌보미 활동 모니터링 요원의 확충 및 이들에 의한 돌봄 활동 수시점검을 법제화하는 방안도 필요하다”며 “영국의 경우 3년 이상 활동하지 않는 아이 돌보미의 자격을 취소하고 있는데, 이는 최근의 활동 점검 결과를 파악하지 못하는 데에 따른 조치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허 조사관은 “규정조차 없는 민간 아이 돌보미 관리도 고민해야 한다”며 “아동의 ‘안전하고 온전하게 자랄 권리’는 양보할 수 없는 가장 우선적인 원칙이자 가치다. 바로 이점에 따라 사회적 대응 및 대처방안이 검토돼야 한다”고 제언했다.

 

MeCONOMY magazine May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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