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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리포트


‘착한 기업’에는 ‘착한 대출’ …이제는 ESG가 대세

- 전 세계적으로 친환경·친사회적 지속가능 경영 요구 커져
- ESG(환경, 사회책임, 지배구조)가 기업 대출 평가 요소로 주목
- 온실가스, 에너지, 친환경 관련 지표들 주로 적용 - 국내 KB·신한 등도 적극적으로 도입 움직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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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이코노미 문장원 기자】‘착한 대출’이라는 말이 있다. 대출은 빚을 지는 것이고 대부분 오랜 시간에 걸쳐 갚아야 하는 것이라는 인식이 지배적이어서 부정적인 이미지가 강하다. 하지만 ‘착한 대출’이 최근 국내외적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 이때 ‘착한’은 ‘SLL’, 지속가능연계대출(Sustainability-linked bond/loan)을 일컫는다. 지속가능연계대출은 대상 프로젝트의 성격이 아니라 기존 채권이나 대출의 금리 설정 방식에 차입기업의 m대출을 의미한다.

 

온실가스로 인한 기후변화와 환경오염 등 환경·사회이슈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면서 기 업의 영리활동에도 친환경·친사회적으로 지속가능한 경영을 요구하는 지속가능금융이 주목받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자금 조달에 있어서 채권과 대출로 구분되는 지속가능 금융은 투자 프로젝트의 성격에 따라 다양한 유형이 있다.

 

그중 그린본드(Green bond/loan)는  환경친화적 프로젝트에 투자할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발행하는 채권으로 재생 에너지와 에너지 효율화 등이 주요 대상이다. 블루 본드(Blue bond/loan)도 있는데 이는 그린 본드를 본따  환경과 경제, 기후를 위한 해양프로젝트에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발행하는 채권이다. 또 소셜 본드(Social bond/loan)는 저소득층과 중소기업지원, 사회 인프라 구축, 범죄 예방 등 사회 문제 해결을 위해 발행되는 채권이다.

 

지난 2018년 기업은행이 한국 기업 중 처음으로 이 소셜 본드를 발행해 5억 달러를 조달한 바 있다. 이처럼 최근 국내외적으로 ESG(Environmental, Social and Governance), 환경, 사회책임, 지배구조가 중요한 화두로 떠 오르면서 금융시장에서도 관련 시장이 빠르게 성장 중이다. 금융시장에서는 주로 자금조달 측면에서 ESG 관련 대응이 두드러지고 있다. 이제까지 채권시장 중심으로 성장해오다 최근 글로벌 은행들을 중심으로 관련 대출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신규 대출 및 대출 갱신 시 ESG 기준 추가


업종별로 보면 환경 이슈에 민감한 에너지, 유틸리티기업들 이 대출을 갱신 또는 신규로 신청하면서 금리조건에 ESG 기 준을 추가하는 경우가 많다. 지속가능연계대출은 차입기업과 대출은행의 협의에 따라 선정된 ESG 평가 기준을 충족하는 기간은 낮은 금리를, 충족하지 못할 경우는 높은 금리를 적용하는 방식을 주로 택한다. 이때 적용되는 ESG 평가기준은 다양하다. 온실가스, 에너지, 친환경 관련 지표들이 주로 적용된다.

 

또 기존의 기업대출에 비해 지속가능연계대출은 ESG 외부 평가기관이 차입기업의 지속가능활동 평가를 위해 지속해서 대출거래에 개입한다는 것이 특징이다. 신규 대출을 받으려면 은행과 차입기업의 ESG 조건과 대출금리가 연동되는 약정이 이뤄진다. 아울러 대출 기간에도 ESG 외부평가기관 이 차입기업의 ESG 등급을 주기적으로 모니터링한다. 이때 은행은 ESG 외부평가기관이 평가하는 차입기업의 등급에 따라 대출 금리를 조정한다.

 

 

세계적인 추세를 보이는 지속가능연계대출의 차입기업이나 대출은행의 국적을 보면 현재까지 대부분 서유럽 중심이다. ‘블룸버그 뉴에너지 파이낸스’에 따르면 2019년 기준 전 세계 지속가능연계대출 시장규모는 약 1,600억달러로, 이중 80%정도가 서유럽기업과 은행들이다. 아시아지역에서는 일본과 싱가포르은행들이 활발히 참여하고 있는데, 그외 나머지 국가에서는 아직 금융회사들의 활동이 미미하다.


이미 세계적인 추세


해외은행들의 지속가능연계대출 사례들을 살펴보면 전 세계적으로는 ING가 다른 15개 은행들과 함께 네덜란드 다국적 전자업체 필립스(Philips)에 10억유로를 대출한 것이 최초 의 사례다. 일본에서는 2019년 11월 ‘미쓰비시 UFJ 파이낸셜 그룹’(MUFG)이 처음으로 미쓰이스미토모은행, 미즈호 은행, 노린추킨 은행들과 함께 자국 해운기업 닛폰유센(NYK Line)에 500억엔을 대출하기도 했다.

 

아시아은행 중에서는 싱가포르개발은행이 자국은 물론 대만,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시아 기업을 대상으로 8건가량의 대출을 실행하며 가장 적극적으로 활동하고 있다. 프랑스협동조합그룹 CA는 명품 패션기업 프라다(Prada)에 직원교육 및 재생나일론 사용 관련 지표를 적용해 500만유로를 대출했고, 스페인의 빌바오 비스카야 아르헨타리아 은행(BBVA)은 멕시코 상업용 부동산 투자 회사 피브라우노(Fibra Uno)에 관리부동산의 에너지사용효율 지표를 적용해 213억5,000만페소를 대출하는 등 전 세계적으로 다양한 ESG지표가 적용된 지속가능연계대출이 지속해서 이뤄지고 있다.

 

신규 대출에서뿐만 아니라 기존대출을 갱신하는 과정에서도 기업들의 ESG 활동을 연계 하는 경우가 많다. 환경이슈에 민감한 에너지, 화학, 유틸리티 기업들이 해당대출을 이용하면서 동시에 ESG 활동과 연계하는 경우가 다수다. 더욱이 글로벌기업들이 글로벌 대형은행들을 대상으로 대출을 받기 때문에 그 규모가 큰 편이다. 이런 지속가능연계대출은 금융회사입장에서 도 ESG활동을 구체적인 영업활동과 연계하면서 사회적인 이미지를 긍정적으로 바꾼다는 장점이 있다.

 

 

실제로 고객기업의 ESG활동을 자사의 ESG활동과 연계하는 전략을 추가하는 은행들이 늘고 있다. 프랑스 최대 은행그룹인 ‘BNP 파리바’는 기존 화석연료 관련 대출을 지속가능연계대출로 전환하는데 적극적이다. 또 신흥국 시장을 중심으로 고객기업의 ESG 활동과 연계한 기업금융을 확대한다는 전략을 세우고 추진하고 있다. 이들 지속가능연계대출 구조를 보면, 금리조건과 연계된 지속가능지표 평가를 위해 외부 지속가능 평가기업이 개입하고 있다. 에너지 사용률에 따른 지속가능등급을 금리조건과 연계하고 해당 지속가능등급은 외부 평가기업이 정기적으로 평가해 제공하는 구조다.


국내 금융회사는 이제 ‘걸음마’ 단계


지속가능연계대출이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자리를 잡고 증가하는 추세에 맞춰 국내 금융회사들도 기업 대출심사나 조직 내부적인 활동에 ESG 지표를 반영할 계획을 발표하는 등 적극적인 관심을 보이고 있다. 지난 3월 현대커머셜과 크레비스가 기업대출 심사 및 투자에서 핀테크업체가 제공하는 ESG등급을 반영하기로 발표한 바 있다. 중소기업 대출 중개플랫폼 ‘고펀딩’을 운영하는 현대커머셜은 핀테크업체인 지속가능발전소가 만든 ‘비재무·인공지능(AI) 기반 중소기업 지속가능신용정보 서비스(SCB)’를 기반으로 대출신청 기업에 대한 SCB 신용평가 보고서를 연계금융사에 제공하고, 크레비스는 비상장기업 투자심사 과정에서 SCB를 반영한다.

 

그 결과 사회공헌가 높고 노사관계가 좋은 중소기업이 대출을 받을 때 유리해진다. 금융지주들도 적극적으로 ESG를 도입하고 있다. KB금융지 주는 지난 4월 그룹 ESG 전략과 정책 수립, ESG 추진현황 관리·감독 등 중장기적 관점에서의 그룹 ESG경영에 대한 최고 의사결정 역할을 수행하는 ‘ESG 위원회’를 신설했다.

 

KB금융관계자는 “이사회안에 ‘ESG 위원회’를 신설한 것은 KB금융의 ESG 경영이 단순구호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실질적이고 강력한 실천 의지를 가지고 있음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KB금융지주는 대출과 투자승인 절차에도 ESG 요인을 평가해 자체 여신기본강령 및 모범규준에 따라 사회공익에 반하는 불건전기업에 대한 여신이나 투자는 엄격하게 제한하고 있다.

 

아울러 KB국민은행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피해기업지원을 위한 ESG채권 발행에도 성공했다. 소셜 본드인이 ESG채권은 중소기업 지원, 일자리창출, 취약계층 지원, 사회인프라구축 등 사회문제해결에 필요한 자금을 조달할 목적으로 발행됐다. 채권의 발행규모는 4,000억원이며, 만기는 1년이다. 발행금리는 지난 4월 2일 AAA은행채 민평 (1.22%)보다 7bp 낮은 1.15%로 결정됐다. 신한금융그룹 역시 ‘2020 스마트프로젝트’ 중 하나로 ESG 를 추진하고 있다. 그린본드를 발행해 조달한 자금을 신재생 에너지 등 친환경 사업으로 사용하거나, 소셜본드로 고용확대와 중소기업육성 등에 사용할 예정이다.

 

외부평가기관 기준·자격 명확히 해야


이처럼 미미하지만 국내 금융회사도 지속가능연계대출을 시행하면서 ESG지표의 외부평가 도입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한국신용평가는 지난 2월 보고서에서 “ESG채권은 발행자 입장에서 환경·사회·지배구조 관련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경우 수행에 필요한 자금을 안정적으로 조달할 수 있는 효과적인 수단일 뿐만 아니라, UN 책임투자원칙에 따른 경영윤리, 환경·사회적 가치를 실현하는 기업으로서의 위상제고 및 지 속가능한 성장을 추구하는 기업으로 홍보하는 효과가 있다” 라며 “ESG채권 발행 및 투자를 활성화를 시키기 위해서는 시장참여자가 인정하고 수용할 수 있는 외부평가 기준과 자격이 있는 평가기관을 명확히 해 발행기업과 투자자가 모두 납득할 수 있는 시장여건 조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정부의 적극적인 제도적 뒷받침도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보고서는 “현정부 들어서 기업의 사회적가치 실현을 강조하고 있고, 특히 공기업 평가 시에 ‘사회적 가치실현’을 중점 목표로 설정하는 등 국내 ESG 투자환경이 최근 들어 더욱 호전되고 있다”라며 “이에 따라 ESG채권의 발행도 지속 늘어날 것으로 보이나, 아직은 재무적인 직접적 효과보다는 인 지도 개선, 정부의 정책 부응 등 비재무적 효과에 주로 중점을 두고 이루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라고 했다.

 

 

또 “국내 ESG 채권 시장은 제도적 정비면에서 개선해야 할 부분이 많으며, 해외 주요 국가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발행규모도 미미하고 발행 주체나 종류도 편중돼 있는 등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다”라며 “일정 수준까지 성장하려면 민간시장에만 맡겨 두어서는 안 되고 정부차원에서 적극적인 개입이 필요하다”고 했다.

 

보고서는 “ESG 선행국가의 사례에서도 나타나는 바와 같이 국내 ESG 투자가 확대되고 시장이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정부가 제도적 측면에서 관련 정책을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한 다”라며 “특히 무엇보다도 정부 유관부서와 공적 투자기관을 중심으로 ESG 투자 관련 규제 및 인센티브 제도도입, 기업의 ESG 관련 공시의무강화 등 구체적인 제도적 뒷받침이 우선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고 했다. 이 외에도 “ESG 채권에 대한 명확한 정의와 합리적인 기준, ESG채권으로 조달된 자금의 운용에 대한 투명성 제고를 위한 절차의 표준화가 동시에 이루어져야 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MeCONOMY magazine May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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