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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경제매거진] 필리핀 수출, 이런 점에 주의하라

- 아직 작은 온라인 시장...배너광고 효과 없어
-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 소셜미디어 채널 잘 활용해야
- 필리핀은 한류열풍 없어
- 메이크업보단 스킨케어 제품을
- 9월부터 시작되는 크리스마스 시즌을 노려라

 

[M이코노미 박홍기 기자] 보라카이, 세부 등 7,000개가 넘는 섬을 보유한 나라 필리핀은, 고운모래와 깨끗한 해변이 있는 세계적 휴양지다. 필리핀관광부에 따르면 지난해 환경정화를 위해 보라카이를 6개월 간 폐쇄했음에도 약 160만 명의 한국인 관광객이 필리핀을 방문했다. 이처럼 필리핀 관광시장은 ‘핫’해 보이는데 소비시장 분위기는 어떨까. 로운직 Shop TV(필리핀 홈쇼핑) 대표는 지난 2월 20일 서울 코엑스 인터컨티넨탈 호텔에서 열린 ‘아세안 소비시장 세미나’에서 필리핀은 인구 수가 많고 꾸준히 성장하고 있는 중이라고 소개했다. 

 

인구‧인종‧소비多...평균나이 22살

 

필리핀의 인구는 약 1억500만 명이다. 이중 도시에 살고 있는 인구의 비중이 50%에 육박할 정도로 도시화가 진행 중에 있다. 국민 평균 나이는 22살이며 다양한 인종이 공존하며 살아간다. 로운직 Shop TV(필리핀 홈쇼핑) 대표는 “한국 기업이 필리핀 시장에 진출하려 한다면 세분화된 비즈니스 전략을 꼼꼼히 짤 것”을 강조했다. 지난 6년 필리핀 평균 국내총생산(GDP)은 약 6.2%로 고성장이 이어지고 있으며, 국제경쟁력지수 또한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다. 로 대표는 “사업적합도가 빠른 속도로 좋아지고 구매력 지수도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다”면서 “필리핀 사람들은 버는 돈 중 약 73.6%를 지출하는 생활패턴 때문에 필리핀 소비자들의 소비신뢰지수는 다른 나라에 비해 높게 나타나고 있다”고 전했다. 

 

 

아직 작은 온라인 시장...배너광고 효과 없어

 

필리핀 ‘온라인 시장’의 경우 아직까지 가열경쟁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 필리핀 소비자들은 물건을 받고 대금을 지불하는 ‘캐시 온 딜리버리’(cash on delivery) 형식이 아직 익숙하기 때문이다. 로 대표는 “필리핀 이커머스 시장의 경우 다른 아시아 경쟁국가와 비교해도 상당히 후발주자”라면서 “그러나 온라인쇼핑을 하는 소비자가 점차 늘어나면서 현재는 3,000~4,000만 명 정도가 온라인 쇼핑을 경험했다는 설문조사 결과가 있다”고 전했다. 


이어 “필리핀에서 인터넷 사업 자체가 크게 붐을 타지 못했던 이유는 물건을 받고 돈을 주는 ‘자장면 지급방식’, 쉬운 말로 ‘캐시 온 딜리버리’가 아직 소비자들에게 익숙하기 때문”이라며 “우리 회사 역시 ‘캐시 온 딜리버리’가 전체 결제 비중에 약 85%를 차지하지만 신용카드 결제 등의 비중은 15%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2016년 2%에 불과하던 신용카드 결제 비중이 점점 늘어서 15%까지 올라왔다”며 “캐시 온 딜리버리의 불편함을 해소하고 결제의 편리성을 도모하기 위해 페이마야(PayMaya) 와 같은 핀테크 회사들이 진출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필리핀은 우리나라와 달리 배너 광고와 같은 마케팅의 효과가 미미한데 소비자들이 필요한 물건을 직접 검색해 비교한 후 구매하기 때문이라는 게 로 대표의 설명이다. 로 대표는 “필리핀 소비자들은 필요한 물건을 직접 검색해 찾는 편”이라며 “여성들의 경우는 실제 그 물건을 썼던 사람들이 작성한 리뷰를 꼼꼼하게 살펴본 후 가격을 비교해보고 구매하는 특징이 있다”고 소개했다.

 


다만 필리핀에서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 등 SNS의 영향력을 무시해선 안 된다고 조언한 로 대표는 필리핀 온라인 소비시장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부분은 ‘소셜미디어’라고 조언했다. 또 “필리핀 사람들이 전 세계에서 1위를 차지하는 것 중 하나가 소셜미디어 이용”이라며 “필리핀 사람들은 하루 평균 4시간 30분 정도를 소셜 미디어 하는데 소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저희 회사도 소셜미디어 통해 상품을 판매하는데 단순히 광고에 그치지 않고 자체적으로 페이지를 만들어 포스트를 올리는 등으로 구매를 유도한다”며 “많은 필리핀 사람들은 거기서 직접적으로 메신저를 통해 구매문의를 하거나 상품배송을 요청한다”고 했다.

 

필리핀은 한류열풍 없어...“메이크업보단 스킨케어 제품을”

 

오로지 한류열풍에만 의지해 ‘적어도 동남아에선 한국 상품이 먹히겠지’라고 생각한다면 큰 오산이다. 로 대표가 자료집을 통해 제시한 국가별 상품시장의 점유율을 보면 미국이 약 15%, 뉴질랜드와 호주가 합쳐 약 15% 등을 차지하고 있다. 필리핀 소비자들이 선진국 제품을 많이 선호하기 때문에 그런 상품들이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반면, 한국의 경우 아직 통계에 잡히지 않을 정도로 시장 점유율이 미미하다. 로 대표는 “실제 정기적으로 고객방문을 하고 면담하는 과정에서 ‘한국제품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었더니 10명 중 8명은 잘 모른다고 답했다”며 “어떤 제품을 아느냐고 물었더니 ‘대우’를 안다는 답은 들은 적이 있다”고 말했다. 한류효과가 저조하다는 얘기다.

 


이러한데도 한국 기업들은 사실상 화장품을 가장 많이 수출하고 있다. 


로 대표는 “화장품 거래를 가장 크게 하는 LG생활건강의 더페이스샵 담당자와 얘기해보면 지난해 수출액은 100억 원 정도”라며 “필리핀은 1,000~2,000억 원 정도 되는 큰 규모의 시장이라기보다 현재도 커지고 있는 시장으로 그 성장속도가 굉장히 빠르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한국 기업이 수출하는 상품을 보면 스킨케어 제품이 대다수를 차지한다”며 “우리나라가 색조가 많이 약해 메이크업 제품은 (경쟁력 측면에서) 다른 국가에 많이 밀린다”고 했다.


아직 필리핀에는 화장을 즐겨하는 여성이 많지 않다는 점도 주목해야 할 부분이다. 이런 이유들로 화장품 수출도 한류효과를 기대하기보단 세분화 전략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로 대표는 “저희 회사 직원이 127명인데 단 3명만 메이크업을 하고 나머지는 안할 정도로 메이크업을 하지 않는다”며 스킨케어에 비해 메이크업 시장 성장이 더딘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또 “특히 우리나라 화장품 기업들은 마스크팩을 많이 들고 오는데, 아직까지 필리핀에선 시장성이 없다”며 “생산원가가 싸고 효과가 눈에 띄게 나기 때문에 가져 오지만, 저희 회사도 아직 재고 때문에 머리가 아플 정도로 소비가 미미하다”고 했다.

 

 

9월부터 시작되는 크리스마스 시즌을 노려야

 

로 대표는 기업이 필리핀 소비시장에서 성공하기 위한 ‘꿀팁’으로 크리스마스 시즌을 노려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필리핀에서 홈쇼핑 회사가 10월부터 12월 사이 매출을 못 내면 한 해 농사는 망한 것과 다름없다”며 “필리핀 사람들은 평소에 사고 싶은 물건이 있어도 기다리다가 크리스마스 기간에 지갑을 연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특히 필리핀의 크리스마스 시즌은 9월부터 시작된다”며 “크리스마스 시즌에 집중해 물건을 판매한다면 성공할 확률이 높다”고 전했다. 

 

“첫 수출시 대형 유통사 입점 제안, 절대 믿지 마라”

 

이날 로 대표는 필리핀에 진출하고자 하는 기업이 진출 과정에서 주의할 점도 소개했다. 로 대표는 “필리핀에 상품을 수출할 때 ‘내가 필리핀 대형 유통사에 있는 누구를 아는데 물건을 주면 한번 넣어보겠다’고 제안이 오는 경우가 많은데 절대 믿으면 안 된다”며 “대부분 처음 수출할 때 인덴터나 바잉오피스를 거치게 되고, 곧바로 하이퍼마켓이나 슈퍼마켓으로 들어가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이때 드는 수수료가 판매원가에 15% 정도로 상당히 비싼 편”이라며 “수출시 필요한 서류가 많아 꼼꼼하게 준비하지 않으면 물건이 공항에 잡혀있는 경우가 많고 세부, 다바오, 마닐라 등 주요 항구의 통관시간이 많이 걸리기 때문에 이점도 잊지 말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필리핀은 인구수가 많고 꾸준히 성장하고 있으며 젊은 세대가 많다. 다만 물류비용이 높다는 점은 기억해야 한다. 어떤 상품이 필리핀 국민들에게 좋은 라이프스타일을 제공할 수 있다면 과감하게 수출하라.

 

MeCONOMY magazine April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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