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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보수당의 일대혁신만이 살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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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이 선거 후유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과의 전선에 완전히 궤멸된 보수 정당들이 지금 당장 해야 할 일은 자명하다. 패잔병들을 수습하고 그동안 당을 이끌었던 지도자들은 백의종군한다.

 

아무튼 기존 보수 세력은 안 된다. 새로운 보수여야 한다. 기존 보수 세력은 무능할 뿐 아니라 21세기 신문화에도 맞지 않다. 자신들은 열심히 일만 한 죄밖에 없다고 하는데 그게 자신과 자신들과 가까운 세력만을 위해 열심히 일한 것 아닌지 의심스럽다. 무엇보다 열심히 일만 했다고 면죄부를 줄 수는 없다. 공동체를 위해, 대처식 강력한 개혁을 한 번도 한 적이 없지 않은가.

 

개혁! 개혁! 말한 외쳐대고 단 한 차례도 개혁을 하지 못하고 무기력한 모습을 보여줬다. 기득권을 누리는 대기업 노조들에게 질질 끌려오면서 유럽에서 행해졌던 의미 있는 노사정 대타협을 만들어내지 못했다. 돌이켜보면 노태우 정부 이래 보수당과 보수정부는 무능하기 짝이 없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번 6.13 선거 결과는 문재인 대통령의 평화외교의 덕도 크지만 보수당에 대한 국민들의 심판이라고 생각된다. 설마 했는데, 일반 국민들의 분노가 이토록 컸는지 전문가들도 놀랐다.

 

우리나라 보수당 지도자들의 그간 행태를 보면 ‘싸움꾼’ 일색이었던 같다. 차분한 숙고형이나 실천가형 정치인은 드물었다. 한국 보수지도자들의 이미지는 안하무인, 무례, 자기보다 못한 사람들은 무시하는 독선적 태도와 명령조 어투, 소통 안하는 것, 배려심 부족 등이 배어 있다. 요즘 청년들이 가장 싫어하는 것만 골라서 하고 있다고 할까.

 

여기에다 아직도 도덕성과 절차적 정의에 대한 뚜렷한 인식이 결여되어 있다. 결과가 좋으면 중간은 건너뛰거나 대충 불법을 저질러도 되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그들의 발목을 잡았던 것이다. 사실 절차적 정의는 노태우 정부가 들어섰을 때부터 잡아 갔어야 했다. 기존 관행대로 하다가 큰일을 치르고 있는 것이다.

 

지금은 이념 시대가 아니다. 이념을 거론하는 것 자체가 낡은 것이다. 자유민주주의에서 ‘자유’를 뺐다고 난리인 모양인데, 저들이 민주주의만 한다고 자유를 부정할 것 아니지 않은가. 다만 사회주의적 복지 정책을 강화할 것은 충분히 예측되는 일이다. 문재인 정부가 지금 추진하고 있는 3대 정책, 즉 최저임금 인상, 근로시간 단축, 부동산 정책이 성공을 거두면 보수당은 한참동안 정권을 되찾지 못할 것이다.

 

솔직히 그게 잘될까. 적어도 일자리만큼은 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위 세 가지 정책은 일자리 축소로 나타날 것이다. 최저임금 인상과 근로시간 단축은 보수당 정부가 못 해낸 우리 경제의 구조개혁을 가져오게 할 가능성이 높다. 한계 상황에 있는 자영업과 중소기업을 정리하거나 해외로 이전하게 할 것으로 보인다. 그런 면에서 이 두 정책은 보수 세력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단순치 않다. 한마디로 현재 보수당의 민주당 비판은 너무 안이하다는 얘기다. 더 외국 사례를 공부하고 더 정교하게 비판하고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

 

그런데 현재의 보수당 체제라면 민주당 정부 정책이 심하게 흔들린다고 해도 기회를 잡지 못할 것으로 본다. 자유한국당의 지도부들은 몸을 낮추어 외부 인재를 영입하겠다고 말한다. 인재 영입에 관한 한 민주당을 본받아야 한다고 본다. 한국당은 똑똑한 인재 중심으로 당을 운영하려는 편인데, 민주당은 풀뿌리 사람 중심으로 활용한다는 관념이다.

 

이는 김대중, 김영삼 대통령 시절부터 이어온 인재관으로 노무현 대통령을 거쳐 문재인 대통령 시절에 더욱 내실화되고 있는 듯하다. 이에 비해 자유한국당 등 보수당은 ‘서울법대당’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엘리트 중심 이미지가 굳어져 있다. 이런 체제에서는 풀뿌리 인재들이 오지도 않고 온다고 해도 입을 다물고 있거나 아니면 마당쇠 역할만 하게 된다.

 

지금은 창조적 조직이 필요한 시점이다. 외부 인재도 좋지만 이미 당내에 있는 인물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당내의 분위기부터 자발적 참여 의식을 심어주고 평당원들의 기를 살리는 일을 도모한다. 똑똑한 사람들만 모이면 배가 산으로 간다. 자신이 아니면 안 된다는 생각 때문에 당을 뛰쳐나가 딴 살림을 차렸다가 본가도 망하고 자신도 거덜 냈지 않은가. 빛나는 일은 위에서 다 하고 힘들고 귀찮은 일은 ‘누가 하겠지’ 하는 무책임한 선민의식은 우리나라 보수정치인들의 만성질병이다. 이런 것들부터 발본색원하고 그런 행동이 무의식중에 배어 있는 인물은 지도부에서 배제돼야 한다.

 

세계 경제사를 보면 현재의 한국처럼 외형적 풍요 속에 양극화의 격차가 심해지면 진보적 포퓰리즘이 득세해 보수주의가 위기를 겪게 된다. 기득권층에 대한 분노와 뭔가 새로운 복지 수혜에 대한 기대 때문이다. 그러나 진보든 보수든 경제를 살찌게 하고 튼튼하게 하는 경제대원칙에서 벗어날 수는 없다. 적절히 어떻게 잘 운용하는가에 달려 있다.

 

보수당은 문재인 정부의 3대 정책이 실패하기만을 기다리지 말고 잘하는 것은 잘한다고 응원하고 그들이 미처 놓치고 있는 부분을 지적함과 동시에 납득할 만한 대안을 제시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 무조건 국회를 보이콧 하는 태도는 국민들에게 미움만 살 뿐 누구에게도 이득이 되지 못한다. 이번 6.13 선거 결과는 보수당의 일대혁신을 요구하는 국민의 준엄한 명령임을 인식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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