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재난지원금 지급과 관련해 "30만원 정도 50번, 100번 지급해도 서구 선진국의 국가부채비율에 도달하지 않는다"고 발언한 것을 "책임없는 발언"이라고 했다. 이에 이 지사는 "당황스럽다"라고 했다.
앞서 이 지사는 지난 28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 가진 인터뷰에서 "우리가 재정건전성 걱정을 자꾸 하지 않느냐. '한 번 더 주면 재정에 문제가 있다, 나눠서 일부만 주자' 이런 말을 한다"라며 "제가 단언하는데 30만원 정도 지급하는 걸 50번, 100번 해도 서구 선진국의 국가부채비율에 도달하지 않는다. 50번, 100번 지급해도 국가부채비율이 100%를 넘지 않는다"라고 했다.
그러자 임이자 미래통합당 의원이 31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홍 부총리에게 해당 발언에 대한 생각을 물었고, 홍 부총리는 "책임 없는 발언"이라고 답했다.
임 의원은 "아주 철없는 이야기 아닌가"라고 되물었고, 홍 부총리는 "저도 그렇게 생각한다. 자칫 잘못하면 국민들한테 오해의 소지를 줄 수 있다"고 했다.
이에 이 지사는 같은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MBC 라디오 인터뷰 발언 일부를 옮기며 "재정건전성 때문에 2차 재난지원금을 지급 못 하는 건 아니라 지급 여력이 충분함을 강조한 것이다. 그런데 이 발언을 비틀어 제가 '재난지원금을 100번 지급하자'라거나 '100번 지급해도 재정건전성이 괜찮다'고 말한 것으로 왜곡했다"라고 반박했다.
이 지사는 "100번을 지급해도 서구선진국 국채비율 110%에 도달하지 못할 정도로 우리 재정건전성이 좋으니 한번 추가 지급할 재정 여력은 충분함을 강조한 발언임을 정말로 이해 못 한 것인가"라며 "서구선진국도 코로나 위기 타개를 위해 10%~30% 국가부채비율을 늘리며 과감한 확장재정정책을 펴고 있다.
그런데 국가부채비율이 불과 40%대인 우리나라가, 그것도 전 국민 30만원씩 지급해도 겨우 0.8% 늘어나는 국가부채비율이 무서워 2차 재난지원금을 지급못한다는 주장이 이해가 안 된다"라고 했다.
이 지사는 홍 부총리를 향해선 "국정동반자인 경기도지사의 언론인터뷰를 확인도 안 한 채 '철이 없다'라는 통합당 주장에 동조하며 책임 없는 발언이라 비난하신 건 당황스럽다"라며 "설마 사실을 알면서도 왜곡과 비난에 동조했을 거라곤 생각지 않는다"라고 했다.
이 지사는 "국가부채 증가를 감수하며 국민 1인당 100만원 이상을 지급한 여러 외국과 달리 국민 1인당 겨우 20여만원을 지급한 우리나라는 2차 재난지원금은 물론 3차 4차 지급도 피할 수 없다"라며 "경제생태계 기초단위인 초원이 가뭄을 넘어 불길로 뿌리까지 타서 사막화되면 그 몇배의 비용을 치러도 복구는 쉽지 않다. 심폐소생술 아끼다 죽은 다음에 후회한들 무슨 소용 있겠나"라며 전 국민 긴급재난지원금 지원을 강조했다.
이 지사는 "재정건전성 걱정에 시간만 허비하다 '경제 회생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기를 바랄 뿐"이라며 "대한민국 국민 1/4이 넘는 1,370만 경기도민의 위임을 받은 도정 책임자로서 도민의 삶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정부 정책에 의견 정도는 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만, 존경하는 홍남기 부총리님께서 '철없는 얘기'라 꾸짖으시니 철이 들도록 노력하겠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