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이코노미 박홍기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경기도와 함께 내년도 주요 사업 및 예산을 점검하기 위한 예산정책협의회를 열었다. 이해찬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는 11월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이재명 경기도지사 등 도 간부들과 예산정책협의회를 열고 경기도의 주요 현안을 중심으로 예산 반영과 정책 지원이 필요한 부분을 점검했다. 이 지사는 이 자리에서 ‘지역화폐 확대’와 ‘광역버스 국가사무화 비용 국가부담’ 등 여당에 구체적인 협력 방안을 제시했고, 이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는 이 지사가 제시한 방안에 대해 당정 협의를 진행하는 등 적극 협력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 지사는 “대한민국 최대 지자체로서 문재인 정부 성공의 일선에서 지원하고 함께하는 자부심을 갖고 있다”며 “공정한 세상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문재인 정부를 적극 지원함으로써 반드시 성공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사진 : 경기도 제공)
이재명 “지역화폐 확대와 규제 완화를”...이해찬 “제시한 방안, 당정 협의 진행할 것”
이날 협의회는 이해찬 민주당 대표를 비롯해 박광온‧설훈 최고위원, 김두관 참좋은지방정부위원장, 윤호중 사무총장, 조정식 정책위의장, 전해철 예산결산특별위원회 간사, 김정우 기획재정위원회 간사, 이해식 대변인 등 중앙당 핵심 당직자와 김경협 경기도당 위원장, 김상희‧임종성‧권미혁 의원 등 경기도내 지역구 국회의원, 경기도의회 송한준 의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2시간 가량 진행됐다.
이 지사는 구체적인 협력방안으로 ‘지역화폐 확대’와 ‘공공임대주택 공급 활성화를 위한 규제완화’, ‘광역버스 국가사무화 비용 국가부담’ 등을 제시하면서 민주당 지도부에 적극적으로 협력해 줄 것을 요청했다. 이 지사는 “당 지도부의 노력으로 경기도에서 시작된 지역화폐발행 사업이 대한민국의 대세가 됐다”면서도 “지역화폐 규모가 확장될 텐데 정부지원 예산규모가 예측한 것 보다 적어 우려된다. 증가율에 맞춰 예산이 확보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촉구했다.
또 “지방정부도 장기임대주택 공급여력을 갖고 있는데 정부 규제 때문에 못하는 측면이 있다”며 “규제만 합리화해주면 지방정부가 공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지사는 “광역버스를 국가사무화 하기로 했는데 비용을 경기도가 다 내라고 하는 것도 옳지 않다”며 “비용을 국가가 부담할 수 있도록 챙겨줬으면 하는 각별한 바람이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당 지도부와 국회의원들의 노력으로 사상 최대 규모인 14조원의 국비를 확보한데 대해 경기도민을 대신해 감사를 전한다”며 “경기도가 수도권이라는 이유로 역차별 받지 않고 모두 잘사는 경기도가 될 수 있도록 애써주길 부탁한다”고 당부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 지도부는 지역화폐 활성화 지원과 광역버스 국가사무화 예산 지원 등을 적극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해찬 대표는 “경기지역화폐 발행이 3,800억원이나 되고, 2,600억이나 사용되는 등 굉장히 빠른 속도로 자리 잡은 것 같다”며 “전국적으로 보급될 수 있도록 하고, 국비 추가지원도 당정 간 협의하겠다”고 화답했다. 이어 “광역버스 국가사업을 추진하면서 비용을 지방정부가 내도록 하는 것은 합리적이지 않은 것 같다”며 “이 역시 정부와 협의하겠다”고 덧붙였다.
‘집행률 확대’ 등 다양한 의견 나와
이날 협의회에서는 추가적인 예산확보 외에도 예산집행이나 교통난 문제 등에 대한 다양한 의견이 제시됐다. 김경협 도당위원장은 “광역시‧도 단위 예산정책협의회가 예산반영에 큰 도움이 되는 것 같다”면서도 “예산확보 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집행인만큼 최대한 협조해 예산 집행률을 늘리고 확장추경도 해 최대한 효과를 발휘할 수 있게 해 달라”고 당부했다.
박광온 최고위원은 “지방정부의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함께 힘을 모아야 한다”며 “특히 서울로 직장을 다니는 257만명이 출퇴근에 53분을 소비하는 것은 경기도는 물론 국가경쟁력에 엄청난 장애로 반드시 풀어야 할 과제”라고 강조했다. 설훈 최고위원은 “경기도는 이제 서울을 넘어 전국 제1의 지방자치단체 위치에 올라섰다”며 “그에 걸맞게 경기도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대한민국의 경제, 국민복지 사업 바뀔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송한준 경기도의회 의장은 “지방재정은 자체 투자재원은 감소하고 법정의무지출은 증가하는 추세”라며 “지방이 살아야 중앙이 살 수 있는 만큼 국고보조금 사업을 포괄보조금으로 개편할 필요가 있다”는 견해를 밝혔다. 전해철 예산결산특별위원회 간사는 “경기지역화폐는 경기도를 넘어 전국적으로 지역을 살릴 수 있는 정책 중 하나로 검증될 만큼 정책 실현이 됐다”며 “무상교복, 산후조리비 지원 등도 경기도를 넘어 대한민국 정책이 어떤 방향으로 가야하나 해답을 제시할 만큼 실질적인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이 지사, 공사채 발행 한도 제도개선 등 20개 현안 지원 요청
이 지사는 이날 협의회에서 브리핑을 통해 ▲공공임대주택 공급 확대를 위한 공사채 발행제도 개선 ▲경기도 동물자원순환센터 설립 국비 지원 ▲양돈 농가 살리기 소비촉진 지원 등 3개 주요 현안을 건의하기도 했다.
이 중 ‘공공임대주택 공급 확대를 위한 공사채 발행제도’ 개선안은 지방공기업의 재무건전성 유지를 위해 공사채 발행한도 규제를 완화해달라는 내용을 담고 있다. 순자산액의 3배 이내로 제한하고 있는 지방공기업의 ‘공사채 발행한도’를 임대주택 건설 재원에 한해 4배까지 활용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함으로써 공공임대주택 공급 확대 활성화를 도모한다는 구상이다. 이에 대해 도는 임대주택 건설재원을 부채비율 산정이나 공사채 발행한도에서 제외하도록 ‘지방공기업법 시행령’ 자체를 아예 개정하는 방안과, 임대주택 건설 재원을 포함하는 경우에 한해서만 공사채 발행한도를 순자산의 4배까지 확대할 수 있도록 ‘지방공기업 예산편성기준’을 개정하는 방안 두 가지를 대안으로 제시했다.
이 지사는 두 번째로 전국 최초의 ‘경기도 동물자원순환센터’ 설립을 위한 예산 480억원을 지원해 줄 것을 요청했다. ‘경기도 동물자원순환센터’는 아프리카돼지열병(ASF), 조류독감(AI), 구제역 등의 가축 전염병 발생으로 인한 대규모 폐사체와 축산잔재물을 처리해 자원화 할 수 있는 시설로, 재난성 가축전염병 방역에 관한 선진화 시스템을 구축하겠다는 도의 구상이 반영됐다. 도는 ‘경기도 동물자원순환센터’가 설립될 경우, 신속한 감염축 처리로 환경오염을 방지할 수 있는 것은 물론 매몰지 조성 등으로 인한 예산을 연간 194억원 가량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끝으로 이 지사는 아프리카돼지열병 확산으로 양돈 농가들의 부담이 가중되고 있는 만큼 돼지고기 안전성 홍보와 돼지고기 소비 촉진을 위한 캠페인 등 지원 강화 등에 적극적으로 협력해 줄 것을 요청했다.
이 지사는 3개 주요 현안 이외에도 서면을 통해 17개 현안을 추가로 건의했다. 추가로 건의한 사업을 보면 ▲지역화폐제도 ▲기본소득 국토보유세 도입 ▲공공개발이익 지역 재투자를 위한 제도개선 ▲기초연금 등 불합리한 복지대상자 선정기준 개선 ▲청소원·방호원 휴게공간 개선사업의 국가 및 공공기관 확대실시 ▲청정 계곡 도민 환원 추진 ▲통일 경제특구 조속입법 추진 ▲사회복지시설 종사자 처우개선수당 비과세를 위한 제도개선 등 ‘민선 7기’의 역점 추진사업이 대거 포함됐다.
이 지사는 114개에 달하는 ‘2020년 경기도 주요 국비사업’ 추진을 위해 예산 증액도 요청했다. 도가 요청한 주요 국비사업 예산은 총 7조5,986억원으로 정부예산안보다 2조577억원 증액된 규모다. 증액을 요청한 주요 국비사업은 ▲수도권 제2순환고속도로 8개 노선(4,734억원) ▲국지도 12개 노선(236억원) ▲교통약자 이동편의 저상버스(147억원) ▲전기버스 도입(600억원) ▲주한미군 공여구역 등 지원사업(325억원) ▲주한미군 평택지원(329억원) ▲경기도 행복마을관리소 설치운영 지원(77억원) 등이다.
한편 민주당은 이날 경기도를 마지막 일정으로 지난 9월부터 실시한 전국 17개 시·도와의 예산정책협의회를 마무리했다.
MeCONOMY magazine December 20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