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전 의원이 29일 바른미래당을 전격 탈당했다. 안 전 의원은 "기성 정당의 틀과 기성정치 질서의 관성으로는 우리에게 내일은 없다"며 신당 창당의 뜻도 내비쳤다.
안 전 의원은 이날 오전 11시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저는 오늘 비통한 마음으로 바른미래당을 떠난다"라며 자신이 유승민 의원과 함께 만든 바른미래당을 탈당했다.
안 전 의원은 "어제 손학규 대표의 기자회견 발언을 보면서 저는 바른미래당 재건의 꿈을 접었다. 2년 전 저는 거대정당의 낡은 기득권 정치를 넘어 영호남 화합과 국민 통합으로 정치를 한 발짝 더 미래로 옮겨보자는 신념으로 바른미래당을 만들었다"라며 "지난 지방선거 때도 제 온몸을 다 바쳐 당을 살리고자 헌신했으나 당은 지방선거 이후에도 재건의 기반을 만들지 못한 채 내홍과 질곡 속에 갇혔다"라고 했다.
안 전 의원은 "내부 통합도, 혁신도, 국민께 삶의 희망과 비전도 제시하지 못하는 정당이 됐다"라며 "소속 의원 개개인의 높은 역량은 기성 정치질서에 묻혀버렸다"라고 했다.
이어 "그 결과는 총선이 77일 남은 이 시점에서, 21대 총선에 나설 바른미래당 예비후보자가 20여 명에 불과하다는 참담한 현실로 다가와 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안 전 의원은 신당 창당의 뜻도 함께 내비쳤다. 안 전 의원은 "기성 정당의 틀과 기성정치 질서의 관성으로는 우리에게 내일은 없다"라며 "자기 편만 챙기는 진영정치를 제대로 일하는 실용정치로 바꾸어야만 한다. 그래야 타협과 절충의 정치가 실현되고, 민생과 국가미래전략이 정치의 중심의제가 될 수 있다"고 했다.
안 전 의원은 "실용적 중도정당이 성공적으로 만들어지고 합리적 개혁을 추구해 나간다면 수십 년 한국사회의 불공정과 기득권도 혁파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며 "저는 바른미래당을 재창당하여 그러한 길을 걷고자 했습니다만, 이제는 불가능하다는 결론에 도달했다"라고 말했다.
안 전 의원은 "국민여러분과 당원동지 여러분의 깊은 이해를 구한다. 정치인의 책임윤리는 시대와 국민의 요구에 정확하게 답하고 행동하는 것"이라고 했다.
앞서 안 전 의원은 지난 27일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와 만나 당 지도부 해체 뒤 비대위원장을 본인이 맡는 당 쇄신안을 제안했지만, 손 대표는 이를 거절했다.
손 대표는 28일 기자회견에서 "제가 안 대표에게 기대했던 것은 당의 미래에 대해 같이 걱정하고 힘을 합칠 방안을 깊이 있게 논의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그런 것 없이 곧바로 저의 퇴진을 말하는 비대위 구성을 요구하고, 위원장을 자기가 맡겠다는 것이니 당혹스러울 수밖에 없었다"라고 밝혔다.
손 대표는 "안 대표의 제안은 과거 유승민계나 안 대표의 측근 의원들이 했던 얘기와 다른 부분이 전혀 없었다"라며 "그들도 나를 내쫓으려 하면서 전당대회, 전 당원 투표, 재신임 투표 등을 말했다. 왜 지도체제 개편을 해야 하는지, 왜 자신이 비대위원장을 맡아야 하는지에 대한 설명도 없었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