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이코노미 김미진 기자/ 사진 김선재 기자>올여름 전남에서 가장 핫한 지역을 꼽으라면 단연 신안군이다. 신안은 지난 4월, 천사대교 개통 이후 100여 일 만에 방문객이 220만명을 넘어설 정도로 관광객의 발길이 끊이질 않고 있다.
1,004개의 섬을 품은 전라남도 신안군. 신안은 이 아름다 운 섬들을 공원화한다는 야심 찬 계획을 가지고 있는 곳이다. 광활한 바다와 우뚝 솟은 바위, 그리고 금빛 모래알이 반짝이며 지상의 낙원임을 알리는 신안은 요즘 섬이 가진 아름다운 자연환경에 예술을 담아 거대한 문화공간을 조성하고 있다. 그래서일까. 신안의 곳곳은 예술가의 작품들로 채워지며 관광객들의 발길을 잡아끌고 있다. 그 대표적인 곳이 ‘천사(1,004)섬 분재공원’이다.
신안군에 오면 한 번쯤을 들렀다가 간다는 이곳은 신안군의 대표적인 성공모델로 꼽힌다. 송공산 기슭 약 13ha에 조성돼 있는 이곳은 지난 2009년 개장 이래 10년 동안 약 90만명의 관람객이 다녀갈 정도로 신안의 명품관광지로 자리매김 했다.
섬이 가진 아름다운 자연환경을 그대로 안고 있는 분재공원은 분재원, 야생화원, 수목원, 초화원, 저녁노을미술 관, 산림욕장, 온실, 애기동백 군락지 등을 두루 갖추고 있다. 분재원과 온실에는 금송, 해송, 소사, 철쭉, 주목, 향나무 등 2,000여 점의 다양한 명품 분재가 전시돼 있다. 특이한 것은 아프리카 석조 문화의 진수인 쇼나조각 100여 점도 함께 전시돼 있다는 점.
아프리카 토착문화의 상징인 쇼나작품이 이곳이 자리 잡게 된 것은 이 지역의 사업가가 자신이 수집해 온 쇼나작품 42점 을 군에 기증해서 가능했다고 한다. 세기의 거장 앙리 마티스와 파블로 피카소 등 현대 미술가들에게 영감을 준 아프리카 쇼나조각의 쇼나(Shona)는 짐바브웨 인구의 70%를 차지 하는 부족의 이름으로, 이들 부족은 천부적 재능과 잠재력을 지니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쇼나조각의 특징은 스케치를 하거나 밑그림을 그리지 않고 순수하게 돌과 자연에 깃들어 있는 형태를 오로지 정과 망치, 샌드페이퍼만으로 쪼아 내고 연마해 자신들의 영적인 세계를 표현한다.
광활한 바다정원이 눈앞에 펼쳐져
‘천사섬 분재공원’의 가장 큰 묘미는 다도해 5,000만평의 광활한 바다정원이다. 잠시 걸음을 멈추고 바라본 바다는 일상의 스트레스를 벗어던질 정도로 시원함을 느끼게 한다. 한낮의 더위가 아직은 가시지 않았는데도 공원에서 맞이한 시원한 바닷바람과 늦을세라 한 걸음에 달려온 갯내음이 정겹다.
공원 중간 중간 전시돼 있는 분재에는 간단한 설명을 해 놓아서 분재에 대한 이해도도 높여주고 있다. 신안군은 앞으로 더욱 많은 분재와 식물 종을 확보해 공원을 찾는 사람들이 자연을 소중히 생각하고 감상과 사색의 공간이 되도록 만들어 가겠다고 한다. 이날 분재공원에서 만난 한 관람객은 “분재공원이 현지 여건에 부합하는 자연친화적 생태공원으 로 꾸며진 것 같다”면서 “섬 안에서 예술품을 볼 수 있어 특별한 여행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분재는 예를 갖춰 봐야 한다고 한다. 재미있는 분재에 대한 예가 있어 소개한다.
섬 안의 저녁노을미술관
분재 공원 내에 있는 ‘저녁노을미술관’은 우암 박용규 선생이 평생 동안 정진해온 작품 모두를 기증받아 전시하고 있다. 신안군은 우암 선생의 작품들을 통해 지역민들을 비롯한 많은 관람객들이 아름다운 자연과 함께 예술문화에 대한 이해를 더욱 넓힐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개관했다. 저녁노을 미술관에서 내려다보이는 광활한 바다를 보고 있자니 문무학 시인의 “바다가 ‘바다’라는 이름을 갖게 된 것은 이것저것 가리지 않고 ‘받아’주기 때문이다”라는 시가 떠올랐다.
바다와 숲이 둘러싸여 산책하며 예술을 느낄 수 있는 이 공간은 신안군민 뿐 아니라 매년 이곳을 방문하는 10만여명의 관람객들에게 여유와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곳으로 거듭나고 있다고 한다. 미술관을 관람하던 중 만난 직장인 송미영(36세) 씨는 “처음에 들어설 때 뭔가 다르다는 느낌을 받게 되는 것 같다”고 하 면서 “도심의 미술관과 산속의 미술관 차이 때문인지 몰라도 신선한 느낌이 들고 신안군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진정한 힐링 공간 ‘미술관 북카페’
끝없는 다도해의 바다를 한 눈에 조망할 수 있는 저녁노을 미술관 북카페는 1,000여 권의 신간 도서와 미술 세계에서 기증받은 도서들이 구비돼 있다. 드넓은 바다를 조망하며 독 서와 차를 즐기는 진정한 힐링 공간이다. 한가하다 못해 고요하기까지 한 북카페에서 잠시 나와 눈 앞에 펼쳐진 끝없는 바다를 보고 있노라니 ‘마음의 풍요가 이런 거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잔잔한 바다가 실어 온 갯내음에 마음을 맡기다 보니 어느덧 저녁노을이 물들기 시작한다. 바다에 떠 있는 어선 한 척이 점점 가까워지는 그림 같은 풍경을 뒤로하고 발길을 재촉하는 마음이 못내 아쉽다.
천사섬 분재공원이용안내
개방시간 : 3월~9월 (9:00 ~ 18:00)
10월~2월(09:00 ~ 17:00) 입장은 폐장시간 1시간 전까지 가능
※ 6월 말까지 휴관 없이 정상 운영
관람료
어른 3,000원 (단체 2,000원)
청소년 및 군인:1,000원(단체 500원)
어린이: 500원(단체 300원)
※ 단체 : 20인 이상
※ 무료관람 : 65세 이상, 미취학 어린이, 신안군민(신분증 제시자에 한함), 국가유공자, 장애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