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회 미사리 뮤직·무비 페스티벌이 오는 25일부터 27일까지 경기도 하남시 하남문화예술화관 아랑홀에서 개최된다.
사단법인 한국영화인총연합회 하남지부 주관으로 열리는 이번 행사는 새로운 콘텐츠와 문화·예술 분야의 신인을 발굴하고, 단순히 영화인들만을 위한 축제를 넘어 일반인들도 참여하고 즐길 수 있는 축제로 기획됐다.
25일에는 단편영화 컬렉션 작년 수상장과 올해 본선 진출작 상영 및 감독 GV가 진행되고, 26일에는 영화 독백 페스티벌, 개막작(라라랜드) 상영, 27일에는 폐막작(보헤미란 랩소디) 상영과 시상식이 이뤄진다.
행사를 기획한 장인보 집행위원장(한국영화인총연합회 하남지부장)이 행사를 준비하면서 주목한 것은 문화·예술의 ‘다양성’과 ‘세대 간 소통’이다.
장 위원장은 "4차 산업혁명 시대, 스마트 기술의 발달과 사람들의 생각·행동이 자기중심적으로 바뀌며 소통이 단절되고 있는 요즘, 문화·예술이 세대 간 벽을 깨고 서로 소통할 수 있다고 봤다"고 말했다.
이어 "음악이나 영화 산업이 몇몇 대형사에 의해 장악돼 상업적으로 흐르고, 신인들에게는 기회마저 잘 주어지지 않는 현실 속에서 더 다양한 장르와 많은 신인들에게 기회를 마련해주고자 하는 선배로서의 책임감도 행사를 기획하게 된 이유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그는 1999년 연극 ‘맥베스’로 데뷔한 배우 출신 감독이자 교수로, ▲G20 정상회의 국가행사 ▲2018 평창동계올림픽 뮤지컬 갈라쇼 등의 연출을 맡았고, ▲한강국제영화제 ▲도시재생영화제 ▲프랑스영화제 ▲애니메이션 페스티벌 등 크고 작은 영화제 집행위원장을 지낸 실력가이다.
학교에서는 ▲서울예술전문학교 ▲고려대학교 ▲세종대학교를 거쳐 현재 ▲예원예술대학교 대학원에서 학생들을 지도하고 있다.
장 위원장은 “몇 년 전에 각종 오디션 프로그램을 통해서 인디밴드나 다양한 장르의 음악이 반짝 주목을 받았지만, 지금 보면 대형 기획사의 아이돌, 힙합 등 젊은 세대들이 소비하는 음악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면서 “영화 쪽도 4대 배급사가 점령하다 보니 상업성이 없는 영화들은 빛조차 보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신인들의 경우는 음악이나 영화나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1970~1980년대 한국 음악 문화를 선도했고, 뮤지션의 등용문이기도 했던 ‘미사리 카페촌’과 포크송 등 당시의 음악이 점점 잊히는 것 같아 안타까운 마음에 이런 문화를 젊은 세대들도 알고 즐겼으면 좋겠다는 바람에서 주변 동료들과 함께 행사를 기획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젊은 세대들은 ‘보는 음악’에 익숙하기 때문에 아날로그 감성인 ‘듣는 음악’을 ‘함께 즐긴다’는 측면에서 단순히 ‘미사리의 음악’만을 활용한 축제는 실질적으로 한계가 있었다고 말한 그는 “영화를 전공했고, 좀 더 대중들에게 쉽게 다가갈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다 보니 영화를 접목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과거의 우리 것들이 사라지는 것에 대해서도 우려를 나타냈다.
지금 우리가 소비하고 즐기는 문화도 과거의 영향을 받아 만들어진 것이고, 그것이 어쩌면 세계에서 인정을 받아 ‘한류’로 자리 잡게 된 것인데, 과거의 우리 것이 점점 사라지면서 우리의 특성을 잃어가고, 세대 간 공유할 수 있는 부분도 적어지게 된가는 것이다.
장 위원장은 “아이돌이든 음악을 하는 아티스트든 1960~1980년대 음악을 듣고 느끼면서 지금의 음악을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또 (외국의 것을) 그냥 똑같이 따라가기만 하지 않았기 때문에 한류가 있었던 것”이라면서 “이런 것들을 지금의 신(新) 미디어 세대들이 느낄 수 있도록 하는 연결고리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그것을 통해서 세대가 서로 이어지기 바라는 마음”이라고 전했다.
관련해서 영화제 집행위원회는 새 콘텐츠 및 신인 발굴을 위해 ▲음악영화 ▲영화음악 부문 외에 ▲독백 ▲1인 방송 콘텐츠 부문 등 4개 부문에 대한 공모전을 열었고, 본선 등 심사를 거쳐 영화제 기간 시상할 계획이다.
장 위원장은 “독백 부문은 신인들에게 좀 더 기회를 주기 위해 만들었다. 열심히 하는데 올라가지 못하고 현실 속에서 힘들어하는 후배나 제자들을 볼 때마다 ‘무엇이 그들에게 힘이 되고 위로해 줄 수 있는 부분일까?’를 고민했었는데, 반응이 좋았다”며 “이번에 뽑힌 친구들은 내년 개막작이나 오디션 기회를 또 줘서 실질적으로 배우의 길을 가는 데 선배로서 도움이 되고자 한다”고 말했다.
1인 방송 콘텐츠 부문에 대해서는 “신인 크레이터나 크레이터가 꿈인 사람들이 영화제에 참가해 크레이터로서 경험을 쌓을 수 있게 하고, 자신의 콘텐츠에 대한 평가와 상을 통해 격려하기 위해 만든 것”이라면서 “사람, 주변, 세대와 소통하면서 함께 사는 세상에서 제대로 된 크레이터가 되라는 의미도 있다”고 설명했다.
장 위원장은 ‘독립군’처럼 작은 영화제를 만들어 신인이나 지망생들에게 보다 많은 기회를 주고 싶다고 했다.
신인 감독들이나 신인 배우들이 설 자리를 마련해주고자 작은 영화제를 계속 만들고 있다는 그는 언젠가 이런 일을 내려놓겠지만, 조금 더 에너지와 열정이 있을 때 이들을 위해 힘을 보태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