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남도 진도군에서 상조도와 하조도 다음으로 큰 섬 가사도(加沙島)는 최근 몇 년 사이 금광개발로 인한 민원으로 주무관청인 진도군과 주민들 간 많은 갈등이 생기고 있다. 지난 5월 본 매체에는 ‘금광개발로 인한 가사도 주민들의 피해 호소” 라는 제목의 민원이 접수됐다. 기자는 해당 민원을 토대로 관계자(전남도, 진도군, 산업통상 부 남부광산안전사무소, 금광개발업체(썬시멘트) 등) 등의 의견을 두루 들어봤다.
“한 마디로 살 수가 없다니까요. 섬 주민들 고통이 이만저만 아닙니다. 진도군에 아무리 얘길 해봐야 나 몰라라 하니까 더 죽을 맛이죠. 오죽했으면 청와대 앞에서 추운 겨울 에 1인시위까지 했겠습니까.”
지난달 초 기자가 만난 가사도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 관계자들은 자신들의 심경을 이렇게 토로했다. 비대위 측 주장에 의하면 가사도는 지난 2015년 금광을 파내기 위해 발파작업이 시작되면서 심한 소음과 진동이 마을에 계속되고 있어 대다수의 섬 주민들이 큰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는 것이 다. 그럼에도 누구 하나 귀 기울여주는 곳이 없다고 하소연한 비대위 측은 “일부 주택에서는 균열까지 생겨서 불안해 하는데도 진도군이나 업체 측에서는 이 균열이 발파로 인한 균열이 생겼다고 할 수 있는 근거가 부족하다면서 묵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섬 주민들은 왜 불안해하는가?
섬 전체가 규석광인 가사도는 일제강점기 일본군이 직접 주둔하며 인근지역인 진도와 해남 일대 젊은이들을 동원해 광물을 수탈해 갔던 곳이기도 하다. 아직도 가사도 남쪽에는 명반석 광산 동굴이, 북쪽에는 납석 광산 동굴이 남아 그 당시를 기억해 주고 있다. 이후 심한 홍역에서 벗어난 가사도는 평온한 섬마을의 모습을 되찾았다. 지난 2013년 전남도 는 가사도와 혈도에 태양광·풍력을 이용해 생산한 전기를 사 용하는 에너지 자립섬 조성사업을 본격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진도군에서 11억5,000만원을 들여 십자동굴 탐방로 582m, 해안 생태숲 368㎡, 해안 산책로 1,730m, 안내소 등을 갖춰 생태관광의 명소를 만들겠다고 하면서 큰 기대를 모았다.
이듬해인 2014년 진도군이 가사도의 금은광산개발사업을 할 수 있도록 산지일시사용연장허가를 내주기 전까지만 해도 가사도는 생태섬이 된다는 기대감에 잔뜩 부풀어 있었다. 가사도 금광개발사업은 지난 2006년 전남도가 채굴허가를 내주면서 시작됐다. 하지만 여러 이유로 공사가 시작되지 못하고 있다가 업체 측이 전남도에 사업연장허가를 취득한 후 진도군으로부터 산지전용연장허가를 받으면서 본격적인 공사가 시작됐다.
비대위 측은 금광개발을 하기 전 시추과정부터 문제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토사와 함께 흙탕물이 흘러내리면서 바다를 오염시켰죠. 진 도군과 업체 측에 이 부분에 대해 여러 차례 항의했어요.” 비대위 측은 주민들의 목소리를 무시한 채 금광개발이 추진 됐다고 주장했다. 애초부터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었다는 주장이다. 흙탕물이 내려와서 수산업에 피해를 주고 있는데도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는 비대위 측은 “우리 섬사람들은 이게 생업인데...” 하면서 말끝을 흐렸다. 이후 2015년부터 시작된 금광개발은 섬 주민들의 직접적인 피해가 됐다고 이들은 주장했다.
“발파를 하면 정말 섬이 흔들흔들 해요. 소리는 오죽하겠어요. 일부 주택에는 균열도 생겼어요. 오죽 답답했으면 섬사람들이 비상대책위원회라는 걸 만들었겠어요.”
현재 가사도에는 세 개의 마을이 있다. 이중 광구와 가장 가 까운 곳에 위치한 돌목마을 사람들이 주축이 되어 구성된 비상대책위원회는 금광개발로 인해 생긴 소음, 진동, 균열과 같은 피해사실에 대해 전남도, 진도군, 업체 측 등에 공문을 보내 알리며 호소해왔다고 했다. 비대위 측은 그럼에도 진도군은 자기들은 권한 밖이라 어떻게 할 수가 없다고 하고, 업체에서는 객관적인 근거를 대라는데 섬에 사는 분들 연세가 70세 이상 고령인데 어떻게 그런 걸 증명할 수 있겠냐면서, 섬이라는 폐쇄성을 악용해 업체가 무분별한 불법이 자행되고 있는데도 정작 관리감독을 해야 할 진도군은 남의 집 불구경하고 있다며 강한 불만을 토로했다.
“우리 의견 무시당했다” 주장
비대위 측은 현재 가사도는 섬 전체가 자연경관 및 자연훼손은 물론 금광 건설현장에서 나온 암석 등 골재 및 목재와 흙 등이 불법으로 매립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업체가 광구입구 진입도로 개발허가를 취득해서 산을 무법천지로 만들었다는 주장이다. 단순히 산림훼손이라 할 수 있는 정도가 아니라고 주장한 비대위 측은 “우리는 이러한 것들이 임도설계 없이 무작위로 진행됐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또 “업체는 금광개발을 할 때 공유수면을 파헤쳐 웅덩이까지 만들어 공사용수로 무단사용해오다 섬 주민들이 수차례에 걸쳐 민원 을 제기하니까 그때서야 간이시설을 했다”면서 “현재도 국유지를 공사차량 도로로 무단사용하고 공사용 자재까지 야적해 놓고 있다”고 주장했다.
비대위 측은 “갱도 안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 수가 없어 불안하다”면서 “마을분들이 안전하게 살 수 있도록 해달라는데 왜 우리 목소리에는 아무도 귀를 기울이지 않는지 모르겠다”고 푸념했다. 비대위 측은 자신들의 힘든 상황에 대해 산업통상부(남부광산 보안사무소)에 두 차례에 걸쳐 정보공개질의를 요청했는데 무시당했다고 주장하며 진도군이 이런 부분에 대해 진정성 을 가지고 노력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청와대 앞 1인 시위까지 하며 피해사실 알려
올해 1월 초, 장인재 가사도 마을이장은 청와대와 국회앞에서 1인 시위까지 하면서 마을 주민들의 피해사실을 호소하기도 했다. 영하 10도가 오르내리는 엄동설한에 청와대와 국회 앞에서 일주일 간 1인 시위를 하게 된 이유에 대해 장 이장은 “진도군과 업체, 그리고 남부사업소 그 누구도 관심 가져주지 않는 우리 가사도 주민들의 고통을 어떻게든 알려야 했기에 어쩔 수 없이 1인 시위를 선택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당시 장인재 이장은 지역구 국회의원인 윤영일 의원실을 찾아가 가사도 금광개발과 관련, ‘행정질의 및 감사요청서’를 제출하고 섬 주민들의 어려움에 대해 관심을 갖고 해결해 줄 것을 요청하기도 했다. 가사도 주민일동, 재경, 재목 향우회, 총동문회, 가사도비상 대책위원회 일동으로 제기된 ‘행정질의 및 감사요청서’에는 전남도와 진도군, 남부광업사업소에 정보공개를 요청했으나 형식적인 답변으로 일관하고 있으며, 세 번째 요청에도 답변하지 않은 점에 대해 국회의원이 지역민의 대리인으로 직접 나서 줄 것을 촉구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또 광산개발 로 각 어촌계별 및 마을어업 피해, 양식업 피해, 인접마을 피해 등에 대한 대책마련과 1일 3회 이상 운항으로 주변 마을 어업 및 양식업 피해와 선착장 피해 대책마련 등에 대해서도 시급한 대책을 강구해 달라는 내용이 포함됐다.
진도군의 무책임한 탁상행정 질타
섬 주민들은 지난해 4월 기간이 만료된 금광개발 토석채취허가 연장에 대해 잠정 중단을 요청했음에도 진도군이 이를 무시하고 허용했다며 강한 불만을 나타내고 있다. 비대위 측은 “갱구 실측 공개조건 위배와 발전소 밑 진입 경작지 목적 외 무단점령 사용, 주민들의 식수 및 농업용수 고갈, 주민 피 해 상황을 고려하지 않고 허가를 내주고 있다”며 “관할 행정 관청인 진도군이 무책임한 탁상행정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금광에서 흘러나온 토사로 생업에 큰 피해 봤다” 주장
섬 주민들은 금광을 개발하면서 흙탕물과 토사를 바다로 흘려 보내 어업권에도 큰 피해를 봤다고 주장했다. 비대위 측은 “업체가 처음부터 충분한 처리시설을 갖춰야 함에도 갖추지 않아 큰 피해를 봤다”면서 “바다가 생업인 섬 주민들은 도 대체 어디에다 하소연하냐”고 분통을 터트렸다.
“합법이라더니 이제 와서 원상 복구하라니”
비대위 측은 갈팡질팡한 진도군의 행정에도 큰 불만을 터트렸다. 현재 가사도 섬에서는 18명의 토지에 금광업체가 토석 채취물을 야적하고 있는데 이로 인해 주민들 간 사이가 좋지 않았다고 주장한 비대위 측은 “평생 함께 살아온 동네 분들끼리 서로 말도 안 하고 지내는 분들이 계신다”고 말했다. 이어 “(지도를 펴 놓고)여기가 밭이었는데 옆에 토지에다 토석을 야적하다 보니 논이 되어 버렸다”면서 “이렇게 되면 옆에 있는 토지주 입장에서는 당연히 불만이 생기지 않겠냐”고 반문했다. 비대위 측은 “이 높이(야적)가 자그마치 2미터”라 면서 “우리가 진도군하고 업체에다 수도 없이 민원을 넣었는데 나 몰라라 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민원을 넣을 때는 진도군이 합법이라고 하더니 이제 와서는 불법이라면서 원상 복구를 하라고 공문을 보냈다”면서 그 피해를 고스란히 주 민들이 떠안게 됐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해당민원에 건에 대해 진도군은 “파악하고는 있지만 주민들 이 무리하게 주장하는 면이 있다”고 대답했다. 진도군 녹색산업과 담당자는 “산지관리법에 보면 광업권을 가진 자가 광업을 했을 때 그 토석에 대한 반출허가를 우리는 내주게 되어 있다”면서 “광업권이 2021년까지다. 그 기간 내에 우리(진도군)는 허가연장을 해줄 수밖에 없다. 안 해도 되는 걸 해준 게 절대 아니다”고 입장을 설명했다. 이어 “만약 반출을 안 하고 (토석을)산에 쌓아놓는다면 환경훼손이 오히려 더 되지 않겠냐”면서 “우리가 지표면에 있는 걸 가지고 허가를 내는 것과 달리 광구는 우리가 모르는 어마어마한 것을 가지고 허가를 낸다. 한 마디로 완전히 딴 세상”이라고 말했다.
이 담당자는 “가사도분들은 진도군에서 허가를 내주고서 왜 단속을 못하냐고 하겠지만 우리가 단속할 수 있는 범위는 공사차량이 다니면서 먼지가 심하게 날 경우 물을 더 뿌리라고 하는 것과 같이 눈에 보이는 것을 감독하는 게 실상은 전부”라고 입장을 전했다. 토석채취장 외부에서 일어나는 일에 대해서는 일정부분 제재를 가할 수 있지만 광산개발에 관한 것들에 대해서는 진도군이 나서서 할 수 있는 게 없다는 얘기다. 이 담당자는 “우리(진도군)도 정말 답답하다”고 말하며 “우리는 광물을 캐냈을 때 토석반출 허가를 내주는 게 전부이 고, 광구 안에서 일어나는 일에 대해서는 산업통상부 남부광 산안전사무소가 관리하고 있다”면서 주무관청으로서 민원을 해결하는데 한계가 있음을 토로했다.
“주민들은 주택에 균열 생겼다 주장하나 객관적인 근거 부족하다”
가사도 비대위 측은 발파로 인한 진동으로 집에 균열이 생겼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진도군 담당자는 “해당 민원 을 접수한 후부터 업체 측이 발파로 인한 소음이나 진동을 측정하기 위해 광구에서 가장 가까운 집벽에 계측기를 달 아놓고 체크하는 중”이라면서 “업체에서는 지금의 상황에서 더 균열이 벌어지거나 했을 때 모든 책임을 지겠다는 입장”이 라고 설명했다. 다만 주민들이 균열이 생겼다고 주장하는 것이 과거에 생긴 균열인지 명확한 근거가 없어서 금광개발과 관련이 있다고 주장할 수 있는 객관적인 게 보이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진도군 담당자는 “우리도 어려움이 크다”면서 “주민들의 심리적인 대변을 해줄 수 없는 상황이 가장 힘들다”고 재차 답답함을 호소했다. 이 담당자는 “지하철공사를 할 때는 기준치가 있는데 광업허가를 받았을 때는 그 기준치가 없다”고 말하며 “현장에 가보면 알겠지만 쿵하면 그걸 느낀 다는 건데 사람에 따라 못 느낄 수도 있다. 우리(진도군)는 그걸 측정하는 기계도 없고, 업체 측에서 기계를 설치해 놓은 상태인데 주민들은 업체에서 설치한 기계에 대해서는 신뢰를 못하겠다는 입장”이라고 곤란한 입장을 털어 놓았다. 광구 내 허가권이 있다면 이걸 해라 저걸 해라 하고 할 수가 있는데 광업권은 산업통상부에서 발부한 거라 어떻게 할 수 가 없다는 것이다. 이 담당자는 “산지관리법이라든가 이런 건 광업권을 보조해 주는 역할에 불과하다”면서 “우리로선 광업개발을 하는 업체를 무조건 협조를 해줘야 하는 난처한 상황”이라고 부연했다.
섬 주민들이 토사로 인해 생업에 큰 피해를 보고 있다고 주장하는 것에 대해 이 담당자는 “그럴 리 없다”고 말했다. 여러 차례 가사도 섬을 드나들었다는 이 담당자는 “실제로 섬에 가보면 흘러내릴 물이 없는 게 현실”이라며 “육지처 럼 물이 흔한 게 아니라서 오히려 재활용을 해야 하는 상황이다. 물을 받기 위해 침사지를 만들어 놓긴 했지만 물을 받아서 흙탕물이 가라앉고 웃물이 맑아지면 그걸 펌핑해서 다시 경내로 들어가게 하는 시스템을 운영하는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토사채취물 위에 복토하면 되는 줄 알았는데...” 실토
토석채취물 원상복구 행정명령에 대해 진도군 담당자는 “우리가 처음에 합법이라고 했던 것은 2미터까지는 농지가 되고 그 위에 복토를 해서 쓰면 인허가 사항이 아닌 줄 알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시 해당과(농지과)에 정확하게 공문을 보내서 알아봤어야 하는데 개발부서에 물어봐서 답변을 그렇게 받았던 것 같다”면서 “나중에 (진도군)농지과에서 2미 터 높이로 쌓은 것이 양토(흙으로)여야 한다고 했다”며 자신들이 잘못한 것에 대해 실토했다.
가사도 금광 “특이사항 없었다”
그렇다면 금광개발사업을 직접 관리하고 있는 남부광산안전사무소는 해당 민원에 대해 어떻게 파악하고 있을까? 1년에 네 번 정도 현장에 직접 나가서 안전점검을 하고 있다는 남부개발사업소 담당자는 해당 민원에 대해 난감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지난해 11월경 가사도 주민 및 진도군과 함께 주민설명회를 하고 주민들이 요구하는 상황들에 대해서는 광산업체에 알려서 갱내에도 함께 갔었다는 이 담당자는 “당시 광구개발에 대한 도면 공개와 발파로 인한 진동 관련해서 갱구와 가장 가까운 마을의 집에 진동계측기를 설치해서 측정했지만 특이사항은 없었고, 이후 추가 민원건도 없었다”고 말했다.
이 담당자는 “우리는 여러 광산을 관리하기 때문에 하나하나의 민원을 파악하지는 못하고 있다”고 말하면서 “여기는 우리가 관리하는 여러 광산 중 한 곳이다 보니 결론적인 것만 듣는다”고 설명했다. 가령 광산안전법에 따라 광산을 적법하게 하고 있는지 등을 관리 한다고 말한 이 담당자는 “현재 광산 측에서 소음 진동 발파 측정하고 있는 것으로 아는데 법 적기준치 내에서 하고 있기 때문에 별도의 조치를 하고 있지는 않고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비대위 측이 마을 일부 주택에서 균열이 생겼고 한 집의 경우 균열이 심해서 이주했다고 주장한다고 말하자 이 담당자는 “이주한 집은 광산에서 가장 가까운 거리에 살던 분인데 (광산)개발할 때 하부로 내려가면서 발파로 인해 그런 것들이 있었을 것 같고, 어느 정도 서로 간에 보상이 있는 걸로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광산 측에서 세부적인 보상은 모르겠지만 일정부분 보상이 있었기 때문에 나갔을 것으로 본다”면서 “현재로선 허용치 내에서 개발을 하고 있다고 보기 때문에 뭐라고 얘기하 긴 그렇다. 발파내용에 대해서는 일지에 매일 기록하고 있고, 우리는 그걸 늘 확인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광업권을 가진 업체에 대해 진도군은 서포트만 해줄 뿐 어떤 관여도 할 수 없다고 한다고 말하자 이 담당자는 “광산개발로 인해 생긴 민원에 대해 일차적인 해결은 광산측이 하는 게 맞다”면서 “현재까지 광산측에서 어느 정도 잘 들어줘서 해결할 수 있는 부분은 해결하고 주민들이 과하게 요구하는 것에 대해서 는 보류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걸 누가 치우는 거여?”
18명의 토지에 쌓아 놓은 토석을 치워서 원상 복구해야 한다는 편지(공문)을 받았다는 한 토지주는 “그걸 누가 치워야 하는 거냐”고 반문했다. 토지주가 직접 치워야 하고 원상복구를 하지 않을 경우 벌금이 나올 수도 있다고 하자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하냐”고 한숨을 쉬었다. 당시 토지에 토석을 야적하게 된 것을 묻는 질문에는 “나는 잘 몰러. 그 양반(업체) 들이 도장을 찍으라니까 찍었제”하며 “큰일이네” 라는 말만 되풀이 했다.
“일부 토지에 대해서는 업체가 책임져야”
진도군 담당자는 “토지주분들이 주장은 그렇게 하지만 열여덟 명 중 대부분이 동의를 했을 텐데 지금 와서 모른다고 하는 것” 같다면서 “당시 어떻게 된 것인지는 몰라도 업체가 무리하게 했을 리 없다. 바다에서 생산된 톳 건조장을 하려고 잡석을 채워서 톳을 말리고 싶어 하는 분들이 많았던 것으 로 안다”고 말했다. 이 담당자는 “원상 복구하라니까 그중 몇 사람이 나는 그런 적이 없다며 발을 빼버린 건데 이 부분에 대해서는 업체가 책임을 져야 하는 게 아니겠냐”고 덧붙였다.
가사도에서 금광개발을 하고 있는 업체측 관계자는 해당민원에 대해 “그런 얘길 들었다”고 말했다. 해당민원 건에 대해 서는 마을 주민들께 여러 차례 설명했고 지금도 하고 있는 중이라고 말한 이 관계자는 “주민들이 주장하는 주택균열이 언제 생긴 것인지를 파악하기 위해 직원을 현장에 보내서 확인했었다”고 말했다. 실제 주민들이 주장하는 균열이라는 게 발파로 인해 발생한 것인지, 자연적으로 발생한 것인지 확인 하기 위해 현재 균열기계를 설치해 놨다는 이 관계자는 “균 열된 부분의 틈새가 더 벌어지는 지에 대해 주기적으로 체크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균열이 심해서 이주한 집이 있다고 한다고 말하자 “그 집은 주택에 균열이 생겨서 이주한 게 아 니라 사정상 진도로 나가서 생활해야 하는 상황이 생겼고, 우리한테 여러 차례에 걸쳐 주택을 임대해 쓰면 좋겠다고 요구해 와서 우리 직원들의 숙소로 사용하기 위해 임차했고 현재는 직원들이 사용 중”이라고 말했다.
“18명의 토지 잡석 대민봉사차원에서 운반까지 해줬는데...”
18인명의로 된 토지에 잡석을 쌓은 것에 대해 이 관계자는 “이건 정확한 펙트 체크를 잘 해 주길 바란다”면서 “남의 토지에 토석이 반출이 됐다는 건 이미 소유권이 이전된 것아니겠냐”고 반문했다. 우리 회사 소유가 아닌데 어떻게 남의 땅에 토사를 반출하겠냐고 강조한 이 관계자는 “남의 땅에 토석을 반출했다는 건 토지주가 요구했기 때문”이라며 “톳을 생산하는 섬 주민들이 톳을 말리기 위해 잡석을 가져가길 원했다”고 주장했다.
토석을 쌓아놓은 곳은 지목은 논이지만 농사를 짓지 않은 불모지 땅이라고 설명한 이 관계자는 “주민들은 거기서 톳을 건조하기 위해 토석을 줄 수 없겠냐고 했고 우리는 동의서도 받고 구두동의도 받은 다음에 토석을 줬다. 토지주가 직접 가져가야 하는 토석을 대민봉사차원에서 직접 날라다 준 것이다”라고 황당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토사가 흘러내려서 주민들이 생업에 큰 피해를 봤다고 주장한다고 하자 이 관계자는 “환경 오염된 물이 흘러나갔다면 바로 앞 바다에서 톳 양식장을 하는 사람들일 텐데, 정작 그분들은 우리한테 피해봤다는 얘길 한 적이 없다”면서 “피해를 봤다면 정당한 절차에 의해 보상을 해줘야 하는데 실제 그런 게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환기구, 사전에 설명 못한 건 잘못된 일”
비대위 측은 최근 마을 인근 언덕에 큰 구멍이 뚫린 것에 대해서도 불안감을 호소했다. 어느날 갑자기 마을인근에 생긴 큰 구멍에서 시커먼 연기 같은 게 나오는 걸 보고 너무나 놀랐다는 비대
위 측은 “그렇잖아도 불안해서 잠도 못 주무시는 분들이 이러다 큰 일 나는 거 아니냐고 난리가 났었다”고 당시의 상황을 설명했다.
이에 대해 금광업체 관계자는 “이 부분에 대해서는 사전에 주민들께 설명을 하지 못한 부분이 있다”고 잘못을 시인했다. 주민들이 놀란 부분이 있을 수 있다고 말한 이 관계자는 “환기구가 왜 필요한지를 사전에 설명하고 구멍을 냈어야 하는데 그걸 간과했다”면서 “광구를 뚫다 보면 광구 내 산소를 유입시키기 위해 환기구가 필요하다. 안 하려고 한 게 아니라 측량을 하다 보니까 너무 일찍 환기구에 도달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이후(구멍이 뚫린 다음에) 주민들을 현장에 오도록 해서 설명도 했고 안전조치도 했다”면서 “관공서에서도 와서 확인했고, 현재는 안전판도 설치되어 있고 위험할 수 있어 철조망으로 막아 놓았다. 이것도 하나의 광업 시설물이다. 어느 광산이든지 다 있다”고 덧붙였다.
※ 본 매체는 해당민원과 관련 연속해서 취재해 나갈 계획이다. 후속편에서는 ‘소음’이 우리 생활에 미치는 영향과 금광개발로 인해 발생되고 있는 국내의 민원사례 등에 대해 보도할 예정이다. 또 지역민들 간 생긴 민원이 어떻게 해결되고 있는지에 대해서도 집중 탐구할 예정이다.
MeCONOMY magazine June 20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