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엉터리 의료 기기를 수입하고 불법 의약품 제조해 판매한 업체들을 적발하고 관련자들을 형사입건했다.
서울시 민생사업단은 9일 점‧기미 제거용 의료기기를 중국에서 불법으로 들여와 14억 상당을 판매한 업자를 비롯해 합성캡사이신으로 일명 ‘붙이는 천연비아그라패치’를 불법제조해 유통·판매한 업자 등 엉터리 불법 의료기기‧의약품을 수입‧제조‧판매한 12개소, 13명을 형사입건했다고 밝혔다.
의료기기나 의약품을 수입‧제조‧판매하려면 식약처에 사전에 허가를 받아야 한다. 하지만 이번에 적발된 업체들은 정식 절차를 거치지 않아 약사법, 의료기기법, 관세법 등을 위반했다.
형사입건 12개소는 ▲의약품제조업 허가 없이 ‘붙이는 비아그라’를 제조‧판매한 3개소 ▲가짜 비아그라를 판매한 1개소 ▲기미‧잡티 등을 제거하는 의료기기를 허가 없이 수입해 공산품으로 판매하거나 광고한 4개소 ▲치과용 임플란트 재료를 무허가로 제조한 1개소 ▲발목보호대 등 공산품을 의료기기로 오인하게 광고한 업소 등 3개소다.
구체적인 위반 사례를 보면 A씨(31세)는 기미·잡티·점·문신 등 제거에 사용하는 이른바 ‘00지우개’를 중국에서 수입해 의료기기로 수입허가를 받지 않고 2018년 7월부터 10월까지 4만2,000개, 약 14억 상당을 공산품으로 수입해 판매하다 적발됐다.
대한피부과의사회 관계자는 “피부조직을 태울 수 있는 기능이 있어 자가치료 시 화상, 주사 바늘의 긁힘으로 인한 피부 손상, 흉터, 색소침착, 각종 균 감염 등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며 주의 당부했다.
또 B씨(37세)는 2017년 6월경부터 의약품제조업 허가 없이 자신이 거주하는 고시원에서 출처 불명의 ‘00패치’ 원단을 구매해 절단, 압축하고 포장한 ‘붙이는 비아그라’ 약 200개를 만들어 1세트에 18만원씩 유명 인터넷 쇼핑몰 등을 통해 판매했다.
‘00패치’는 양자파동 에너지를 이용해 혈액순환계를 자극, 남자 중요 부위에 붙이기만 하면 남성의 성기능을 향상시킨다고 광고했다. 하지만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성분검사결과 고추의 매운 성분 중 하나인 ‘합성 캡사이신’과 파스에 붙이는 ‘글리세린’ 검출됐다.
송정재 서울시 민생사법경찰단장은 “경제적인 이익을 위해 불법 의약품 및 의료기기를 제조·판매하고, 거짓 광고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지속적인 수사를 통해 근절하도록 하겠다”며 “소비자들께서도 안전하고 효과가 입증된 제품인지 식약처 허가 여부 등을 확인하고 구매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했다.